YoungSan Theological Institute of Hansei University

Current Issue

Journal of Youngsan Theology - Vol. 50

[ Article ]
Journal of Youngsan Theology - Vol. 50, No. 0, pp.253-287
ISSN: 1738-1509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19
Received 19 Oct 2019 Revised 09 Nov 2019 Accepted 15 Nov 2019
DOI: https://doi.org/10.18804/jyt.2019.12.50.253

화해에 대한 영성 목회적 고찰: 교회 내 갈등해결을 중심으로
김상백
순복음대학원대학교 조교수, 실천신학/목회와 영성 (sangshalom@hanmail.net)

A Study of the Spiritual Ministry for the Reconciliation: Solution for the Conflict in the Church
Sangbaek Kim
Ph.D. Assistant Professor, Practical Theology (Ministry and Spirituality) Sunbokeum Theological Seminary, Republic of Korea

초록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세속화와 더불어 교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교회의 갈등과 분열도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교회들이 자체적으로 교회 안에서 문제들을 수습하지 못하고 법적 소송이 줄을 잇고 있으며, 또한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사회에 알려지면서 교회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교회 내에서의 화해의 기술의 부족으로 인한 갈등과 분열은 교회성장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통일한국의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하나님의 샬롬(shalom)을 이 한반도에 실현해야 할 막중한 시대적 소명이 있으며, 신자는 이 세상에서 화해의 희망을 비추는 등대가 되어야 하고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 본 논문은 교회가 갈등과 화해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갈등상황을 미연(未然)에 방지 또는 잘 관리할 뿐 아니라, 화해의 영성을 증진시킬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갈등에 대한 어원적 개념적 그리고 성서적 이해와 함께 한국 개교회가 현재 겪고 있는 내적인 갈등의 원인을 분석한 후에, 화해를 위한 성경적, 상담심리학적, 영성신학적 이해를 살펴보았고,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여 화해의 영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교회 내 영성훈련과 갈등해결(conflict resolution: CR) 전문가 양성을 비롯한 영성목회적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했다.

Abstract

There are many reasons for the decline on the reliable evaluation of the Korean church. Conflict and the division of the churches is identified as one of the most important reasons for this decline. Specially, the larger churches are more often than not involved in lawsuits because of the inability to solve issues on their own. Therefore, the social image of the church is damaged by the reports spread through mass media. Often, church leaders lack skill for reconciliation and instead they depend on the law of the world. This lack of skill is not only the cause of damage to the holy image of the church, but also the setback of growth in Korean society.

The duty of the Korean church is to answer the calling from God to fulfill God’s shalom in the Korean peninsula in order to reunify the Koreas. Thus, believers have to be the peace-makers in the world to be lighthouses that shine hope of reconciliation.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understand the concept of the conflict and the reconciliation, not only to prevent and to control the situation, but also to develop the spirituality required of reconciliation. A basis of this analysis is to fully grasp the term ‘conflict’, especially from a biblical perspective. After analyzing the causes of inner conflicts in Korean churches, research on biblical, psychological, spirituality, and theological understanding was provided in the article. In conclusion, this study suggests feasible avenues for establishing spiritual ministry in solving this conflict, as well as the required spiritual training for developing the spirituality of reconciliation. Such training includes baptism by the Holy Spirit and professional training for conflict resolution(CR) in the churches.


Keywords: Conflict, Reconciliation, Spiritual Theology, Spirituality of Reconciliation, Spiritual Ministry, Conflict Resolution(CR), Spiritual Training
키워드: 갈등, 화해, 영성신학, 화해의 영성, 영성목회, 갈등해결(CR), 영성훈련

Ⅰ. 들어가는 말

현재 종교계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지만 특히 기독교의 신뢰도 하락은 걱정할 수준이다.1) 이러한 신뢰도의 하락의 원인으로 세속화와 더불어 교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교회의 갈등과 분열도 지목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교회들이 자체적으로 교회 안에서 문제들을 수습하지 못하고 법적 소송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것이 언론을 통해 사회에 알려지면서 교회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화해의 기술의 부족으로 인한 갈등과 분열은 교회성장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2) 그러나 갈등은 꼭 나쁜 것이 아니라 잘 해결하고 화해하면 오히려 사회의 발전적 성장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갈퉁(Johan Galtung)은 갈등의 이러한 창조적 전환에 대해 “갈등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면적 대화’라고도 불리는 깊은 명상적 자세와 타인과의 ‘외부적 대화’로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파괴적 행위는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하며, 모든 것을 찢어놓을 수 있지만 건설적 행위는 그야말로 그 무엇을 건설하는 것이다.”3)라고 했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많은 갈등들이 불거지고 있으며, “화해의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특히 통일한국의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하나님의 샬롬(shalom)을 이 한반도에 실현해야 할 막중한 시대적 소명이 한국교회에 있다. 본 논문은 교회가 갈등과 화해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갈등상황을 미연에 방지 또는 잘 관리할 뿐 아니라, 화해의 영성을 증진시킬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개교회가 현재 겪고 있는 내적인 갈등의 원인을 분석한 후에, 화해에 대한 성경적, 상담심리학적, 영성신학적 이해를 살펴보고,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여 화해의 영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영성목회적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자 한다.


II. 갈등에 대한 이해

원인이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갈등이 발생했다면 분명히 그 원인이 있고, 그것을 잘 분석하고 대비한다면 갈등의 요소를 교회에서 줄이고 화해의 영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갈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어원적 이해, 갈등의 정의, 갈등의 요소들을 살펴보고, 갈등의 영적 원인, 사회 심리적 원인, 현상적 원인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갈등의 어원적 이해

갈등(葛藤)은 칡을 의미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의미하는 등(藤)의 합성어이다. 두 낱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갈등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혀 있는 것과 같이 서로의 감정과 생각들이 서로 대립하고 얽히고설킨 모습을 말한다. 갈등은 순수한 우리말로는 ‘부대낌’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는데, 이것은 물리적이나 심리적으로 서로 마찰을 일으키면서 아픔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는 갈등을 ‘conflict’라고 하는데, 이것은 ‘함께’라는 의미의 ‘con’과 ‘부닥치다’는 의미의 라틴어 ‘fligere’에서 나온 ‘flict’가 결합한 형태이다. 영어의 갈등(conflict)은 둘 또는 셋 이상의 주체나 세력이 모두를 수용할 수 없는 공간에서 서로 부닥치는 현상을 나타낸다.4) 갈등의 이러한 어의를 생각해 볼 때, 갈등이란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다른 생각들과 감정들이 모두 수용할 수 없는 공간에서 서로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대립하고 마찰하면서 아픔을 느끼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2. 갈등의 정의

드 보노(Edward de Bono)는 갈등(conflict)을 “이익, 가치, 행동 또는 방향의 충돌”로 정의하면서 conflict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충돌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confliction(갈등화)이라는 단어를 정의하면서 “conflict의 정착, 진전, 고무 또는 생성의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confliction은 conflict가 정착되지 전에 발생하는 의도적인 모든 행위, 의도적 과정이며, conflict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confliction의 반대 개념으로 de-confliction(탈갈등)을 말하면서,5) 이것은 confliction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de-confliction(탈갈등)은 conflict의 기저를 제거하거나 약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협상이나 흥정, 또는 갈등의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confliction(갈등화)이 conflict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면, de-confliction은 정반대로 conflict를 증발시키고 파괴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이다.6) 어떤 면에서는 de-confliction은 conflict의 예방적 차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필자는 교회에서 화해를 위한 영성목회를 생각할 때, 이미 발생한 conflict의 해결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conflict가 발생하기 전에 그 원인을 제거하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예방적인 de-confliction의 과정을 교회에서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갈등의 요소

모든 관계에는 갈등의 요소가 있기 마련이다. 갈등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대체로 갈등은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가지고 발생한다. 첫째, 둘 이상의 주체 또는 세력이다. 외손뼉 쳐서 소리 나겠는가? 갈등은 분명히 갈등을 가져오는 상대방이 있기 마련이다. 둘 이상의 사람들이 의사결정이나 조직관리 측면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나 주장을 품고 대립할 때, 갈등은 발생한다. 둘째, 상호의존적 관계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언행(言行)이 나와 상관이 없을 때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의 생각이나 언행이 상호의 관계나 목적에 영향을 줄 때 발생한다. 그러므로 갈등은 상호의존적 관계에서 발행한다. 셋째, 상이한 시각과 이해관계이다. 모든 구성원이 같은 생각과 목표와 감정을 가진다면 갈등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갈등은 둘 이상의 주체가 서로 다른 시각이나 목표를 동시에 만족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이다.7)


III. 교회의 갈등의 원인

갈등이 없는 교회가 있을까? 사람이 사는 어느 사회나 갈등이 존재하고, 그 갈등의 건설적인 해결은 오히려 그 공동체의 발전의 디딤돌이 되었다. 갈등은 서로의 목표나 바람이 충돌할 때 생기는 결과이다. 즉 서로의 목표나 바람의 차이점 때문에 생긴다고 할 수 있다.8) 이 외에도 교회의 갈등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다양한 뿌리를 두고 있다. 그것은 영적인 원인, 사회심리적 원인, 현상적인 원인 등이 있다.

1. 영적인 원인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인간의 죄성(罪性)이다.9) 갈등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죄성에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육체를 가진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 다른 사람을 다 이해할 수 없고 수용할 수 없는 인간의 무지와 유한함,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알면서도 자신의 악한 뜻을 선택하는 인간의 선택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성도들이 육체의 소욕을 따라 살지 말고, 성령을 좇아 행하라(갈 5:16-24)고 하면서 옛사람(old self)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new self)을 입으라고 강조했다(엡 4:22-24).10) 이렇게 갈등은 옛사람을 지배하는 욕심에서 시작되는데, 욕심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 계속 요구하고(약 4:2), 그 욕심이 채워지지 않으면 상대방을 저주하고(약 4:11-12), 영혼의 눈을 멀게 하고 보는 것을 왜곡시키고, 기만한다. 그리고 결국 욕심은 우상숭배이다(약 4:4).11) 그다음 교회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영적인 요소로는 사단의 궤계(詭計)이다. 사단은 욥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간질하고 정죄하는 자요(욥 1:9), 분쟁과 갈등의 원인자이다. 사단은 지금도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다(벧전 5:8). 교회가 잘 성장하다가도 갑작스럽게 까닭 없이 목사와 교인들 사이에 갈등과 불화가 생기는 것은 사단이 그 배후에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12)

2. 사회 심리적 원인

갈등의 사회 심리적 원인에 대해 드 보노는 크게 네 가지로 설명했다. 네 가지 원인은 F로 시작되는 단어로 표현되는데, 두려움(fear), 힘(force), 공정성(fairness), 그리고 자금(fund)이다. 이 네 가지 원인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고,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13)

첫째, 두려움(fear)이다.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대방으로부터의 비난, 보복 또는 분쟁으로 발생하게 될 스트레스와 비용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리고 이것은 앞으로 당할 패배와 수치심에 대한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패배와 수치심에 대한 두려움은 분쟁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두려움은 시간이 갈수록 크게 확산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은 미래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나 위험한 삶의 자극을 즐기는 무모한 자들 그리고 용기 있는 자들에게는 힘을 쓰지 못한다.

둘째, 힘(force)이다. 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분쟁 또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힘을 통한 갈등은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발생한다. 세상에는 물리적인 힘 뿐 아니라 도덕적인 힘, 감정적인 힘, 협력이나 승인을 거부하는 힘 등의 많은 종류의 섬세한 힘이 존재하며 이러한 힘의 충돌이 갈등을 만들어낸다.

셋째, 공정성(fairness)이다. 사람들은 무엇인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에 갈등한다. 공정함이나 정의, 옳은 것에 대한 감각은 문명의 핵심적 요소이다. 드 노보는 분쟁이나 갈등은 인간의 도덕성 결여 때문에 발생하기 보다는 도덕률의 차이 또는 사물을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분쟁에 빠져 있는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그 분쟁이 정당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는 이러한 공정성의 판단이나 기준으로 법이나 협정, 국제회의, 동료들의 압박, 여론 등이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넷째, 자금(fund)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금은 비용이다. 대부분의 분쟁에 따른 비용은 분쟁 당사자와 모두에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비용은 분쟁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결정요소가 된다. 만약 분쟁에 의한 비용이 너무 많이 증가한다면 분쟁 당사자들은 승리를 얻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왜냐하면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협상을 통해 중도에 해결하려 들지 않을 것이 때문이다.14) 이 비용에는 돈뿐 아니라 인간의 생명이나 고통, 전문 인력의 낭비, 농업생산성의 하락, 도덕적 비용 등도 포함된다. 만약 사람들이 분쟁에 많은 비용을 쓰지 않았다면 다른 목적에 그만큼 그 비용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데, 불행히도 사람들은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3. 현상적 원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영적 공동체이면서 또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갈등에도 사회의 다른 조직체와 같이 다양한 현상적인 원인들이 발견된다. 포이리에(Alfred Poirier)는 교회 갈등의 원인을 파벌로 인한 충성심 분열의 문제, 권위의 문제, 유유상종(類類相從)의 경계선 설정의 문제 그리고 개인의 문제 등 네 가지로 분석했다.15) 양병모는 교회에 나타난 현상적인 문제들을 종합해서 그 갈등의 주요 증상들을 각 개인의 내적 갈등, 교인 상호 간의 갈등, 구체적인 요인들로 인한 갈등, 그리고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갈등으로 정리했다.16)

첫째, 개인의 내적 갈등(Intrapersonal Conflict)이다. 인간의 내적 갈등은 개인의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들이 서로 충돌하여 일으킨다. 예를 들면, 교회에서 가르치는 절제된 청교도적인 삶과 어떤 개인의 놀기 좋아하는 성향은 그 사람의 내면에서 갈등을 일으킨다. 또한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무조건적이고 정서적인 사랑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내적인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이 개인적인 수준에만 머물러 있으면 교회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인이 자신의 내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에 투사할 경우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17)

둘째, 교인 상호 간의 갈등(Interpersonal Conflict)이다. 교인 상호 간에 일어나는 갈등은 한 개인이 상대방과 융화를 이루지 못해 서로 충돌하는 경우 발생한다. 그런데 이 갈등은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의 차이로 인해 생기기보다는 상대방에 대해 갖는 감정이나 느낌 때문에 발생한다.18) 교회 안에서 흔히 발생하는 갈등들의 원인은 서로 얽혀있고 복잡하지만, 보통 그 원인을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는 태도의 차이로 인한 갈등인데, 편견이나 선입견 또는 신념의 차이 때문에 어떤 사람이나 안건을 대할 때 생기는 갈등이다. 그다음은 신앙적인 헌신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인데, 주로 회원 규정이나 사역의 이념, 또는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등의 구체적인 안건들을 다룰 때 나타난다. 한 교회의 교인들이라면 같은 믿음을 가지고 출석하겠지만, 동일한 믿음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믿음과 헌신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의사소통의 문제로 인한 갈등이다. 건강하지 않은 의사소통은 태도의 차이나 신앙의 헌신의 정도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교회는 바람직한 의사소통방법을 사전에 교육하는 것도 갈등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19)

셋째, 구체적 요인들로 인한 갈등(Substantive Sources)이다. 구체적인 요인들로 인한 갈등은 두 사람 또는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발생하는데, 어떤 구체적인 일이나, 목적이나 목표 또는 수단들에 대해 의견 차이가 드러날 때 발생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들로 인한 갈등,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이나 차이로 인한 갈등, 목표나 목적의 차이로 인한 갈등, 그리고 목표나 목적의 기초가 되는 가치 기준의 차이로 인한 갈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20)

넷째,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갈등(Structural Sources)이다. 교회 내의 계층, 성별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들이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갈등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한 갈등의 네 가지 주요원인은 구조적 불명확성, 목회사역의 역할들에 대한 혼동, 목회자의 지도력 유형 그리고 성장과 쇠퇴를 포함한 교회규모의 변화 등이다.21) 특히 포이리에(Alfred Poirier)는 갈등의 구조적인 요인으로서 권위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것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권위를 가질 권리에 대해 의심이 생길 때 갈등이 생긴다. 두 번째 유형은 권위의 남용이다. 목회자가 교회 안에서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轉嫁) 한다든지, 목회상담이나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교회의 공식적인 징계를 너무 신속하게 적용하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세 번째 유형은 권위를 전혀 행사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서의 문제는 권위의 남용이 아니라 아예 권위를 사용하지 않는 우유부단함이 문제가 된다.22)


IV. 화해의 개념이해

성경에는 화해(reconciliation)를 의미하는 여러 가지 단어가 나온다. 첫째는 카탈랏소(katallasso, 고전 7:10)인데 증오의 관계에서 우호적인 관계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둘째는 아포카탈랏소(apokatallasso, 골 1:20)로서 완벽한 화해를 의미한다. 이것은 카탈랏소의 차원을 넘어서 모든 증오와 장애물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는 디알랏소마이(diallassomail, 마 5:24)로서 화해하는 말인데, 상호 적대감이 발생했을 때 서로 양보하고 화해하는 것을 말한다. 네 번째는 카탈라게(katallage, 롬 5:11)인데 상대방의 행동에 유도되어 그 사람의 행동이 변화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주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표현된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 인간이 하나님께 감화 받는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이러한 성경에 나타난 화해에 대한 단어들을 살펴볼 때, 화해란 증오에서 우호적인 관계의 변화이며, 서로 합의하고 양보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증오와 장애물을 없애고 적대감 이전에 존재했던 본래의 관계로의 회복을 의미한다.23) 그러나 사실 화해라는 용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고 이해기는 어렵기 때문에 용서, 정의, 치유, 평화, 회복, 온전함(wholeness), 구원(redemption)과 같은 다양한 용어들이 대체되어 사용되고 있다. 드 그루치(John De Gruchy)가 화해를 로마서와 고린도후서에 나타난 바울의 신학에 근거하여 개인 간에 조화로운 관계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 그리고 종말론적으로 모든 창조의 새롭게 됨을 소망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구원사역과 새로운 창조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했다.24)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화해는 하나님을 배반한 가해자인 죄인인 인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배반을 당하신 피해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화해의 과정에서 화목제물이 되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 화해는 사실상 피해자의 용서에서 시작되는 것이며, 관계회복을 위해 반드시 희생이 따라야 한다.25)


V. 화해에 대한 성경적 이해

성경 속에는 갈등과 화해의 스토리가 가득하다. 필자는 그 중에 구약성경에서는 에서와 야곱의 화해이야기, 요셉과 형제들의 화해이야기, 그리고 신약성경에서는 초대 예루살렘교회의 화해이야기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에서와 야곱의 화해

에서와 야곱의 갈등은 사실 어머니 리브가의 태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하나님은 ‘리브가의 태중에 두 국민이 있는데,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길 것이다’라고 예언하셨다(창 25:23). 그리고 형 에서가 태어날 때, 아우인 야곱은 그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났다(창 25:26). 그 후 야곱이 떡과 팥죽으로 형의 장자의 명분을 사는 것에서 갈등이 표면화되었고(창 25:29-34), 결국 야곱이 형 에서를 대신해서 눈이 어두운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받음으로 갈등은 폭발했다(창 27:5-41). 정석규는 에서와 야곱의 갈등의 원인을 부모의 편애로 보았다. 즉 임종을 앞둔 이삭이 오직 맏아들 에서만 부른 것(창 27:1)이나, 그 장자의 복을 야곱에게 돌리려 한 어머니 리브가의 야곱에 대한 편애(偏愛)가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남의 자리를 탐내는 야곱의 욕심이 또한 갈등의 원인이다.26) 형의 분노를 피해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피했던 야곱이 20년 만에 가솔(家率)들을 거느리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사백 인의 군사를 거느리고 달려온 형 에서와의 화해하는 장면은 참으로 극적(劇的)이다(창 33:1-20). 이 화해의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야곱은 에서의 분노를 피하여 갈등의 현장을 떠나 있었다.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에게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피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형의 분노감정이 좀 식을 때까지 잠시 갈등의 현장을 떠나 있으라는 것이다(창 27:42-45). 갈등의 회피가 아니라 치솟는 분노감정을 조절을 위해 잠시 그 현장을 벗어나서 냉각기를 갖는 것도 갈등해결을 위해 지혜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야곱의 온전한 순종이다.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을 떠나 다시 가나안으로 돌아가게 된 것도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창 31:3)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두 아내 라헬과 레아를 설득했고(창 31:4-16), 20년이나 머물렀던 아내들의 고향인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가는 결단을 했다. 이 순종을 통해 결국 야곱은 깨어졌던 형 에서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하는 복을 누리게 되었다(창 33:19).27) 셋째, 야곱은 형과의 화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예물을 준비했다(창 32:13-20). 이것은 화해를 위한 적극적인 제스처였다. 그는 형이 이 예물을 받고 감정을 풀고 자신과 화해하기를 원했다(창 32:20). 이러한 에서의 상한 감정을 치유하기 위한 야곱의 친절은 화해의 전 단계였다(잠 21:14).28) 넷째, 하나님께 드린 간절한 기도이다(창 32:23-32). 형과 화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형과의 화해를 위해 하나님의 축복을 간절히 소원한 야곱은 환도뼈가 위골이 될 정도로 하나님과 씨름하면서 기도했다. 결국 화해는 에서의 마음을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역사인 것이다.

2. 요셉과 형제들의 화해

요셉과 형제들의 화해 이야기는 정말 드라마틱하다. 요셉과 형제들의 갈등도 표면적으로는 아버지 야곱의 요셉에 대한 편애에 있다(창 37:3-4).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요셉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攝理)에서 비롯되었다(창 37:5-11). 형들의 시기와 미움으로 애굽에 팔려한 요셉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결국 30세의 나이에 애굽의 총리가 되었으며(창 41:46), 하나님의 말씀대로 임한 극심한 기근에 양식을 사러 온 형제들과 화해하게 된다. 이 화해의 과정에서 몇 가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먼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순종하는 요셉의 영성이다. 요셉은 형들에게 팔려서 애굽에서 온갖 고난을 당하였으며 심지어 누명을 쓰고 감옥에까지 갇혔다(창 39장). 요셉이 받은 형들의 배신에 대한 마음의 깊은 상처는 형제들을 만났을 때의 그의 통곡에서 확연히 드러난다.(창 42:24; 43:30-31) 그러나 이 모든 마음의 분노와 상처를 넘어 형제들과 화해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순종하는 요셉의 깊은 영성이었다(창 45:5-8). 둘째, 형들의 진심어린 사과(謝過)이다. 형들은 아버지 야곱의 죽음 이후에 요셉에게 가서 용서를 비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창 50:17-18). 요셉 앞에 엎드려 진심으로 사죄(謝罪)하는 형제들의 회개는 요셉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다. 셋째, 요셉의 용서이다. 요셉은 용서를 비는 형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주었다. 요셉은 형들에게 이 모든 일들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며, 형들의 미움과 범죄까지도 하나님은 선으로 바꾸셨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간곡한 말로 그들을 위로한다(창 50:19-21). 용서는 화해과정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용서하지 않고는 화해의 다리를 건널 수 없다.29)

3. 예루살렘 교회의 화해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과부들에 대한 구제 문제였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헬라파 유대인들과 히브리파 유대인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의 벽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갈등이 헬라파 유대인들이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구제에서 빠지는 것에 대해 히브리파 유대인들을 원망하면서 불거졌다(행 6:1). 그러나 교회의 지도자들인 열 두 사도들은 이 갈등을 지혜롭게 해소하고 화해를 통해 교회를 더욱 크게 부흥시켰다(행 6:7). 그 화해의 지혜를 살펴보면 첫째, 갈등을 일으킨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다. 사도들은 모든 제자들을 불러 놓고 갈등의 두 가지 원인을 분석했다. 그것은 먼저 열 두 사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행정에 몰두하여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고(행 6:2), 또 하나는 교회 성장에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 행정을 도울 일꾼 일곱을 택하라고 말했다(행 6:3). 둘째, 교인들과의 소통이다. 사도들은 갈등이 불거지자 즉시 제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솔직히 고백했다. 즉 자신들이 교회행정에 몰두하다 보니 기도하고 말씀을 전하는 가장 중요한 영적인 부분을 등한히 했다는 것이다(행 6:2, 4). 사도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변명하거나 적당히 덮으려고 하지 않았다. 셋째, 갈등 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이다. 그것은 사도들은 본연의 사명인 기도하는 것과 말씀을 전하는 것에 전무하고, 과부들을 구제하는 것과 같은 교회행정은 교인들 가운데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고 칭찬을 듣는 일곱 명의 일군들을 뽑아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대안 제시를 교인들은 기쁘게 받아들였고, 화해와 일치의 분위기 속에서 교회는 더욱 크게 성장했다(행 6:3-7).


VI. 화해에 대한 상담 심리적 이해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하려면 사과와 용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과와 용서가 꼭 화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과와 용서는 한 쌍이지만, 그 사이에 안타깝게도 ‘돌로 된 장벽’이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사과도 가능하고, 일방적인 용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후(死後)에도 사과와 용서는 가능하다.30) 워딩턴(Everett L. Worthington Jr.)은 용서와 화해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비교했다.31)


< 표. 용서와 화해의 간략한 비교 >
용서 화해
누가 한 사람 두 사람 이상
무엇을 선물을 베푼다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이룬다
어떻게 정서의 대체 행동의 대체
어디서 내 몸속에서 관계 속에서
구체적인 방법 용서에 도달하는 피라미드모델 화해의 다리

용서의 피라미드모델은 용서의 다섯 단계를 말하는데, 상처의 회상(Recall the hurt) ⇒ 공감(Emphathize) ⇒ 용서의 이타적 선물(Altruistic gift of forgive) ⇒ 용서의 선언(Commit publicly to forgive) ⇒ 용서의 지속(Hold on to forgiveness)을 말한다. 용서와 화해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화해의 다리를 제시했다.32) 화해는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쪽 모두 화해에 대한 최소한의 솔직한 시도가 필요하다. 화해의 다리는 양쪽에서 이루어지는데 내 입장고수(사람1) - 화해의 결단 - 대화 - 해독 - 헌신 - 헌신 - 해독 - 대화 - 화해의 결단 - 내 입장 고수(사람2)로 이뤄진다.33) 론 크레이빌(Ron Kraybill)은 화해를 사건이 아닌 과정으로 이해하고, 이 화해의 과정은 하나의 주기로 작용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 주기를 이해한다면 화해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아직 시간이 필요한 시점에서 억지로 화해를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 그림 1. 화해의 주기 >

화해의 주기는 열린 관계에서 출발하는데, 열린 관계는 서로 공유하고 믿음을 가지며 위험 부담도 감수하게 된다. 두 번째는 상처를 주는 단계인데, 서로의 기대치가 일치하지 않아 서로 상처를 주고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세 번째는 후퇴의 단계로서, 서로 상처 받는 것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 단계는 1초도 걸릴 수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 성급한 화해의 시도로 억지로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해도 여전히 상대방은 거리감, 냉담함, 그리고 경계심을 느낀다. 네 번째는 자기 인식의 단계이다. 이것은 후퇴의 단계를 넘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게 되는데, 화나고 감정이 상했으나 그리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또한 과거의 상처를 인식함으로 감정은 위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편견 없이 상대의 감정을 들어줄 친구가 필요하다. 다섯 번째는 화해하겠다고 결심하는 단계로서, 화해를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마지막 단계는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하는 단계인데,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한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재개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선택하는 단계이다. 이때 상대방의 반발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34) 교회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사회적인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앞으로의 갈등을 예방하고 관리하며, 이미 일어난 갈등을 해결하고 치유하여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이러한 용서와 화해에 대한 상담 심리학적인 이해와 학습이 꼭 필요하다.


VII. 화해에 대한 영성 신학적 이해

홈즈(Urban Holmes)는 영성을 감각현상을 초월한 존재인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성 형성능력(a human capacity for relationship)이며,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이 신비스러운 관계를 통해 인간은 새로운 영적 각성(spiritual awareness)을 경험하게 되고, 역사적 상황 속에서 창조적 행위를 통해 그 영성이 드러난다고 했다.35) 이렇게 영성을 관계성 형성이라고 한다면, 구원이란 하나님과의 잃어버린 관계회복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핵심은 하나님과 타락한 인간의 화해(和解)이다. 화해에서 성삼위 하나님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화해를 시작하시고 인도하시는 분은 성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용서와 화해의 근원이시다.36) 하나님은 죄에 대해 분노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이시지만, 또한 은혜롭고 용서하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이시다(출 34:6-7). 하나님을 배신하고 타락한 인간을 위해 항상 용서와 화해의 손을 먼저 내미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의 자비하심은 아담과 하와를 위해 만든 가죽옷이나(창 3:21), 하나님의 심판을 앞두고 회개한 니느웨 성에 대한 용서(욘 4:9-11) 등을 통해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면서 배반한 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분노와 상처를 사랑과 용서의 긍정적인 정서로 대체한 화해의 상징이다.37) 교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영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신자들이 배신의 상처와 분노의 감정을 넘어서 화해의 손을 먼저 내미시는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을 배워야 한다.

2. 화해는 성자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신성을 비우고 후에 목숨까지 버림으로(빌 2:5-8) 기독교의 심장인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셨다. 이 사랑은 대부분 상호 교환적이고 조건적인 사랑의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상의 많은 종교, 도덕, 윤리, 그리고 철학의 체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 하나님의 사랑을 근거로 해서 예수님은 개인과 공동체에 전혀 다른 도덕체계를 만드셨으며, 인간관계도 바꿔 놓았다. 예수님은 사랑의 화신이 되셨다. 동시에 그는 성부 하나님의 공감과 긍휼과 사랑의 표현이셨다.38) 화해의 영성을 교회 공동체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신자들이 겸손과 자기 비움, 순종과 희생의 예수님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개인적으로 예수님과 합일(合一)에 이르는 영적 성숙의 길이며, 교회 공동체가 진정한 화해의 평화를 누리는 길이다(빌 2:5-8).

3. 화해는 성령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이루어진다.

화해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며, 그 과정은 적대자를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로 생각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동료, 혹은 친구로 받아들인다고 하는 그 존재 변화를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 즉 과거 적대자였던 상대방을 과거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해는 용서와 회개, 화해에 대한 소명인식, 과거와의 단절과 같은 결단 등의 내면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화해의 과정은 사람들 간의, 또는 공동체 간의 분열, 갈등, 폭력, 상처로 얼룩진 역사와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상호인정, 상호공존, 평화의 관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39) 이러한 내면의 변화, 관계의 변화는 사람의 능력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영화 “밀양”은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더욱이 화해는 결코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오히려 성급한 화해 시도는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40) 그러므로 진정한 변화와 내면의 치유를 위해 성령의 도우심이 있어야 한다. 성령은 신자와 영원토록 함께 하시는 보혜사로서 위로자, 상담자, 보호자가 되시는 분이시다(요 14:16). 성령은 화해사역에서 중생케 하시며, 성화시키시며, 사역의 능력을 부여하시고, 교제를 촉진하시는 분이시다. 용서와 화해는 우리를 대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죽음과 성령의 능력 안에서 이루어진다. 갈등을 치유하고 신자들이 화해의 영성을 가지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으로 연합을 이루려면 성령의 능력이 필수적이다. 성령은 사람들을 권유하여 서로 용서하게 하시고 관계를 회복시키신다. 그분은 사람들을 용서의 결단으로, 그리고 조건이 맞을 경우 장벽을 넘어 화해의 결단으로 인도하신다.41)


VIII. 화해를 위한 영성목회전략

영성은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뿐 아니라 그 관계가 개인과 대인관계, 그리고 사회 문화 속에서 관계 방식에 역동적으로 영향을 미친다.42) 기독교 영성의 관계성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자기 자신과의 관계(대자관계, intra-personal relationship), 초월적 존재인 하나님과의 관계(대신관계, trans-personal relationship), 이웃과의 관계(대인관계, person to person relationship), 자연 또는 환경과의 관계(대물관계, meta-personal relationship)로 설명할 수 있다. 이웃과의 관계 속에 대 사회관계(super-personal relationship)가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43) 화해도 관계성을 치유하는 것이고 회복하고 구원하는 사역이다. 스티븐스(David Stevens)는 화해를 깨어진 관계의 회복이며, 다름 속에서 함께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44) 이러한 영성과 화해의 관계성을 생각할 때, 필자는 교회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바람직한 목회의 본질이자, 전략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영성을 개발하는 관계중심의 전인적 영성목회를 제시한다.45)

1. 자신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영성목회: 낮은 자존감 회복

화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내적치유(inner healing)가 필요하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남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다. 마음의 상처는 우리의 자존감을 현저히 낮춘다. 그러나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는 그리스도인은 마음의 상처를 이기고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높은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이것도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열매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낮은 자존감 회복이 중요하다. 낮은 자존감은 용서하려는 마음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은 자신의 자아존중감이 아주 적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우선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찮게 여긴다. 그러나 일이 터지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용서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용서한다는 것이 자신이 지금까지 핑계를 삼아왔던 것들을 소용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계속 문제의 원인을 외부의 것으로 돌리고 남 탓하면서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 낮은 자존감의 원인은 어린 시절 사랑을 받지 못했거나 거절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일반적인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유대감이나 안정감을 경험하지 못하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나름대로 엄청난 성취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낮은 자존감과 자기비하의 감정에 시달리게 된다. 건강한 자아는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낮은 자존감이 회복이 된다면 스스로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게 되고, 포용력 있게 자신에게 부당하게 한 사람을 용서하고, 자신을 귀하게 여기게 된다.46)

씨맨스(David A. Seamands)는 자신의 상한 감정을 치유하고 낮은 자존감을 치유하기 위한 실제적인 몇 가지 단계를 정리했다. 첫째는 평소 알고 있던 잘못된 신학을 교정하라는 것이다. 즉 자신을 스스로 격하시키는 태도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진정한 겸손과는 거리가 먼 잘못된 신학이다. 둘째는 자신의 평가를 하나님께로부터 받으라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와 귀중함에 대한 인식을 하나님으로부터 받고 과거의 거짓된 영상에 의존하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는 성령님과 동역하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의 생각을 재조정하고 마음을 새롭게 하실 때, 그는 하나님의 동역자가 된다. 우리의 자아상은 하루아침에 변화되지 않고 지속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변화는 성령께서 인도하신다. 자신을 깎아내리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성령께 그것이 옳은가 그른가를 판단해 달라고 부탁하라는 것이다.47) 목회자는 교회 내 갈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성도들의 낮은 자존감을 치유하는 설교와 성경공부 등의 목회적 돌봄을 전략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2. 하나님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영성목회: 순종훈련

하나님과의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영성제자훈련을 해야 한다. 영성제자훈련은 관계성을 중심으로 영성훈련을 강화하는 제자훈련이다. 성경에 나타난 제자도의 영성은 신적인 주도에 의해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시작이 되고, 과거와는 단절된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존재(being)와 행동(acting)을 성육(incarnating)하는 것이다.48) 즉 제자의 핵심은 스승이신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와 신뢰를 통해 전적으로 그분의 말씀과 뜻에 순종하는 것이다. 진정한 화해의 영성을 고양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순간, 우리는 즉시 그분의 제자가 된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은 순종할 때 비로소 진짜 믿음이다.49) 예수님의 제자로의 부르심은 다른 삶을 살라는 부르심에 순종하라는 것이요, 철저한 자기부인이 필요하다(눅 9:23). 자기부인의 핵심은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는 것을 가로막는 일체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다.50) 사실 용서하는 것도, 화해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우리의 악한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다. 분열과 다툼, 그리고 원수 맺는 것과 같은 육신의 일은 사탄의 영역이지만(갈 5:19-21), 용서와 화해는 하나님의 영역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갈 5:22-24).

그러나 자기부인을 통한 용서와 진정한 화해가 사람의 노력만으로 가능할 것인가? 필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보혜사(Counselor)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하다. 성령세례는 “불세례(baptism with fire)”로 표현되며, 정결의 불, 사랑의 불, 능력의 불로 나타난다. 특히 사랑의 불로서 성령세례는 귀신의 영향을 받은 자기중심적 사랑을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 우리 영혼 속에서 불타오르도록 한다. 이러한 성령의 능력으로 용서도 화해도 할 수 있다.51)

3. 이웃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영성목회: 경청과 공감훈련

앞에서의 영성훈련도 화해의 영성을 위해 중요한 목회의 전략이 될 수 있지만, 특히 갈등으로 인해 상처가 생겨서 해결해야 할 때에는 목회 상담적 접근이 필요하다. 실제로 교회가 화해를 이루기 위해 건설적인 대화가 중요한데, 대화의 기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청과 공감이다. 진정한 용서와 화해도 서로 상대편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 이루어진다.52)

1) 경청훈련

경청(Listening)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면 훨씬 용서와 화해는 가까워질 것이다. 성경에서도 경청의 중요성은 강조되어 있다. 야고보서 1장 19절-20절에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라고 했다.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고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는 행동이 바로 화해의 첫걸음이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때, 그는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게 되고, 그의 슬픔, 고독, 좌절, 우유부단, 죄책감의 짐을 함께 나누게 된다. 훌륭한 경청은 귀를 기울일 뿐 아니라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말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숨겨진 메시지를 머릿속으로 정리해야 한다.53) 이렇게 적극적인 경청을 해야 한다. 적극적 경청은 상대방이 한 말을 바로 되묻거나 자신의 말로 변형하여 대답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충분히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경청은 자기가 받아들여지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54) 허기트(Joyce Huggett)는 더 잘 듣기 위해 3차원의 경청방법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첫째 상대방이 선택하는 어휘에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둘째 눈, 얼굴, 신체, 눈물의 언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55) 사실 우리는 학교에서 듣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경청하는 태도가 부족하다. 잘 들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그 상황을 이해하게 되어 더욱 진실한 용서와 화해에 이르게 될 것이다. 많은 오해와 갈등이 경청하지 않는 마음의 태도에서 온다.

2) 공감훈련

공감(empathy)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기분을 함께 하는 것이다. 성경에도 공감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로마서 12장 15절에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하셨고, 갈라디아서 6장 2절에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고 하셨다. 고통과 슬픔은 나누면 반감(半減)되고, 기쁨과 행복은 나누면 배(倍)가 된다.56) 공감은 “상대방과 함께 느낀다”, “상대방의 감정에 동참한다”는 뜻이다. 상대편의 관점에서 문제를 볼 수 있다면 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상대편은 누군가 진심으로 자기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은 서로 친화관계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된다.57) 워딩턴은 용서에 도달하는 5단계의 피라미드 모델을 설명하면서 두 번째 단계로 공감(Empathize)을 말했다. 그는 공감이란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용서하려면 가해자의 감정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의 힘든 처지를 어렵더라도 공감해 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의 노력은 고통에 인간의 얼굴을 입힌다. 그리고 가해자에게 동정, 긍휼, 아가페 사랑, 낭만적 사랑을 품을 수 있다고 했다.58) 워딩턴은 가해자에 대한 분노나 복수심이 사라졌다고 용서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공감이 생겨야 진정한 용서가 이루어진다고 했다.59)

4. 교회 내 CR(conflict resolution) 전문가 양성

일반적으로 갈등해결(conflict resolution: CR)은 사람들이나 기관들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화해시키는 방법인데, 갈등의 사안에 따라 적어도 7가지의 CR의 역할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촉진자(facilitator), 치유자(healer), 전문가/자문가(expert/consultant), 심판자(arbitrator), 행정가(administrator), 완충자(buffer), 처벌자(penalizer)의 역할 등을 말한다.60) 목회자는 교회 안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CR의 역할들을 감당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유능한 화해자라도 양 당사자들에게 그 신뢰와 권위를 얻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화해자는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임을 고백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의 갈등해소의 가장 중요한 사실은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을 신뢰하고 최고의 권위를 드리고 그분 앞에서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것이다. 이러한 순종이 진정한 화해를 이끌어 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상담훈련과 영성훈련을 통해 개교회뿐 아니라 교단 내 갈등을 전문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CR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지금 매우 필요한 시대이다. 그래서 세상 법에 호소하기 전에 CR 전문가(상담자)의 중재 하에 교회 내에서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그림 2. 교회 갈등해결의 의사소통61) >


Ⅸ. 나가는 말

갈등은 교회를 위해 꼭 나쁜 것인가? 불편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갈등은 체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어떤 일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유일한 실질적인 수단일 수도 있다.62) 분명히 갈등은 목회자나 교회에 달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갈등을 통해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게 되고, 우리의 지체된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돌아보게 되고, 우리 공동체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되고, 아울러 문제해결과 회복을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게 된다.63) 어떻게 보면 갈등은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옴으로 피할 수 없는 일일 수 있다. 그러므로 갈등이 발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갈등을 다루고 관리하는 화해의 영성과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지혜로운 갈등의 해결을 통한 화해의 영성은 개인이나 교회를 더욱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개혁과 발전의 단초(端初)를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여 이 혼란과 분열의 시대에 평화의 사도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목회자들이 갈등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로 신학교육에서부터 갈등과 화해에 대한 목회상담학적, 영성신학적인 교육을 강화하여 영적인 갈등해결(conflict resolution: CR)의 전문가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둘째로 개 교회 안에서도 평신도 지도자들을 교육하여서 그들로 하여금 교회 내 갈등상황을 예방하고 잘 대처해 나가도록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목회자는 자신과 교회 내에 신자들의 화해의 영성이 증진되도록 끊임없이 성령의 충만함과 영성훈련을 강조하는 관계중심의 영성목회를 지향(志向)해야 한다. 필자는 갈등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미 발생한 갈등이라면 이를 성숙하게 해결하는 것이 교회 공동체의 영성의 수준이라고 믿는다. 화해의 영성은 모든 신자들의 영적 수준의 가늠자가 된다(마 5:9; 약 3:18). 오늘날 한국교회는 바울 사도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 하여 이 말을 하노니 너희 가운데 그 형제간의 일을 판단할 만한 지혜 있는 자가 이같이 하나도 없느냐 형제가 형제와 더불어 고발할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고전 6:5-6).


Notes
1) “대국민 종교별 신뢰도 여론조사서 최하위,” 〈기독교신문〉 제2264호(11월 8일), 1면. 기독교신문은 2015년 10월 28일 만 16세 이상 전국의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015년 한국의 사회 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면서 일반인의 종교계에 대한 신뢰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3대 종교별 신뢰도 조사에서는 천주교가 가장 높고 기독교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5) 드 보노(Edward de Bono)는 confliction(갈등화)과 그 반대 개념인 de-confliction(탈갈등)은 자신이 새로 만든 단어들이라고 설명했다.
9) 죄의 기원설에 대해 멀린스(Edgar Young Mullins)는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죄는 인간이 물질적 몸을 소유한 데서 기인하며, 모든 죄는 감각적인 인간의 욕구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둘째, 죄는 인간의 제약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무지하고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죄는 적극적인 성질의 악이 아니라, 단지 선에 대한 거절(소극적 악)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셋째로 죄는 반대적 선택의 능력을 가진 자유적 지성을 가진 존재로 창조된 인간의 인격적 선택에 의한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자유적, 도덕적, 지성적 존재이다. 인간은 독자적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범죄의 가능성도 인간의 자유의지의 안에 내포된 하나의 요소라는 것이다. Edgar Young Mullins,『조직신학원론』권혁봉 역 (서울: 침례회출판사, 1987), 350-53.
14) 분쟁 비용이 너무 많이 들게 되는 경우 분쟁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이 처음에 생각했던 승리를 얻기가 불가능하게 느낄 수 있다. 이때 그 당사자는 꿩 대신 닭이라고, 명예나 혹은 그 동안의 노력과 비용에 대한 무엇인가 보상을 얻었다고 간주하고 분쟁을 끝내고 싶어 할 것이다. 이 때 외형적인 혜택(명분)과 실제적인 혜택(실리)을 다 설계하여 제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면 분쟁은 적절하게 해결된다. Ibid., 275.
16) 양병모, “교회갈등의 주요 원인과 특징,”『복음과 실천』37 (2006): 320-25. 여기에서 양병모는 문화 간의 갈등을 한국교회 갈등의 현상적 원인에서 제외했지만, 변모해가는 한국적 상황을 생각할 때, 앞으로 다문화 사회가 고려되어져야 하고 깊이 연구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18) Ibid., 30-31.
25) 하용조는 인간과 하나님의 화해 속에서 세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첫째는 아무리 좋은 관계도 죄가 들어오면 깨어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를 이루려면 중보자가 필요하며, 셋째는 중보자가 희생을 치르고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희생이 없이 구원을 이룰 수 없다고 하면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화해는 손해 보고 희생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용조, “화해자로 부르신 사명에 응답하라,”『목회와 신학』237 (2009): 168-69.
27) Ibid., 178-79.
28) Ibid., 182-83.
32) Ibid., 212-34.
33) Ibid., 219-20.
37) Ibid., 60.
38) Ibid., 59-61.
40) 2007년 5월 23일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이 연출하고, 전도연, 송강호가 주연한 약 1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이다. 남편을 잃고 아들과 함께 서울에서 밀양으로 이사 온 이신애(전도연 분)는 외아들을 웅변학원 원장에게 납치당하여 잃게 되고 교회를 의지하게 된다. 그러나 교도소에 있는 원장과의 섣부른 화해의 시도로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당하고 영적, 심리적 방황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밀양(영화),” https://ko.wikipedia.org/wiki/%EB%B0%80%EC%96%91_(%EC%98%81%ED%99%94 (2016년 1월 21일 접속).
50) Ibid., 142-51.
58) Worthington,『용서와 화해』, 89. 에버레트 워딩턴 교수는 사람들이 용서할 수 있도록 용서의 다섯 단계를 가르친다. 그는 사람들이 이 단계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REACH를 사용한다. R, recall the hurt: 상처를 다시 기억해 내다. A, altruistic: 용서는 애타적 산물이다. C, commit: 당신이 경험한 용서의 결정을 바꾸지 않는 것이다. H, hold on: 용서를 했는지 의심이 들 때마다 용서를 붙잡고 있는 것이다. http://blog.daum.net/kys9042/8632895 (2017년 1월 2일 접속).
59) Everett L. Worthington, Jr., “The Pyramid Model of Forgiveness: Some Interdisc-iplinary Speculations about Unforgiveness and the Promotion of Forgiveness,” in Everett L. Worthington, Jr., ed., Dimensions of Forgiveness, 118-19; 손운산,『용서와 치료』, 74 참조.
61) Ibid., 8-15 참조.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연구자가 제59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2016년 2월 12일)에서 발표한 논문을 수정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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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밀양(영화).” https://ko.wikipedia.org/wiki/%EB%B0%80%EC%96%91_(%EC%98%81%ED%99%94). 2016년 1월 21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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