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San Theological Institute of Hansei University

Current Issue

Journal of Youngsan Theology - Vol. 49

[ Article ]
Journal of Youngsan Theology - Vol. 48, No. 0, pp.165-195
ISSN: 1738-1509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19
Received 10 Apr 2019 Revised 11 May 2019 Accepted 13 May 2019
DOI: https://doi.org/10.18804/jyt.2019.06.48.165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에 관한 통합적 연구
김홍근
한세대학교, 영성지도와 심리치료 (shalomhong@hanmail.net)

Integrated Research on Depression and Dark Night of the Soul
Kim, Hong Keun
Funding Information ▼

초록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으로 고통하고 있다. 우울증이 심각한 이유는 자살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에서 나타나는 많은 증상들은 매우 유사하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은 동일한 원줄기에서 나온 열매이며,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다른 표현이다. 그 한쪽 끝에는 우울이 있고, 다른 한쪽 끝에는 영적 성숙을 향한 과정으로서의 어두운 밤이 있을 뿐이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은 개인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때로는 동일한 사람에게서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우울성향을 지닌 사람은 종교적으로 더 예민하며 종교에 깊이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영혼의 어두운 밤의 경험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나아가서는 우울증적 상태 자체가 일종의 어두운 밤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울증은 영적 각성을 여는 관문이 되는 동시에 영적 여정의 필수 과정이기도 하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고독함 속에 거한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고독을 겪을 수 없고 외로움을 겪는다. 고독은 물리적으로는 홀로 있지만 사랑하는 대상이 내면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래서 굳건한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의 창조성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외로움은 내면에 좋은 대상이 내면화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외로움에 대한 방어로서 갖가지 병리적인 증상들을 야기한다.

본 논문의 목적은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학과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우울증 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하여 우울증 에 대한 정신분석학과 영혼의 어두운 밤의 관점을 각각 이해한 후에 양자를 통합적으로 연구한다. 그리고 심각한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약물치료나 심리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어두운 밤의 과정을 겪음으로써 이를 극복한 사례를 제시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영성심리치료의 가능성을 증명하고자 한다.

Abstract

Nowadays people are suffering from depression. The reason why depression is serious issue is that it causes suicide. The symptoms of both Depression and Dark night of the soul are very similar to each other. Depression and Dark night of the soul are derived from the same roots and different expression. At one end, there is Depression and Dark night of the soul which occurs in the procession of spiritual maturation at the other end. Not only do these two things take place in people individually, but sometimes those appear simultaneously on the same person. Those who have Depressed Tendency are more sensitive on religion. So they tend to be immersed deeply in religion. People who have depressed disposition more easily experienced Dark night of the soul. Further the state of depression means one type of Dark night of the soul itself. Therefore, Depression could be a gate which opens to spiritual awakening and it means the process of spiritual journey at the same time. A seeker of Dark night of the soul faces with Solitary always. But depressed patients can not feel Solitary but Loneliness. Solitary refers to the physical state of being alone but the object of love is internalized inside. Thus, being in the firm Solitary can help the person to unveil his or her creativity. But Loneliness is not contained on inner side of the object. It causes psychopathological symptoms as defense mechanism.

not contained on inner side of the object. It causes psychopathological symptoms as defense mechanism.

This paper will give an alternative for depression treatment by researching integrated Psychoanalysis and Dark night of the soul. The author tries to understand it by examining “View of Psychoanalysis, Existentialism, and Dark night of the soul on Depression.” And it will introduce some cases Overcoming Depression through the process of “Dark night of the soul” without drug treatment and psychotherapy. From these, the author attempts to prove the possibility of Spiritual Psychotherapy on Depression.


Keywords: Depression, Dark Night of the Soul, Soul, Solitary and Loneliness, Spiritual Psychotherapy
키워드: 우울증, 영혼의 어두운 밤, 영혼, 고독과 외로움, 영성심리치료

I. 들어가는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7년 우리나라 우울증 진료환자는 남성이 22만여 명, 여성이 45만여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으면서도 병원진료를 받지 않고 사는 환자들까지 합하면 100만 명이 훨씬 넘을 것이다.1)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으로 고통 속에서 힘겹게 견디어 나가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일라이 릴리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항우울제인 프로작(prozac)이 나올 때 우울증은 약물로 충분히 극복되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프로작이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더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되었지만 우울증은 더 심각하게 인류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우울증은 자살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에서 나타나는 많은 증상들은 매우 유사하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은 동일한 원줄기에서 나온 열매이며,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다른 표현이다. 그 한쪽 끝에는 우울이 있고, 다른 한쪽 끝에는 영적 성숙을 향한 과정으로서의 영혼의 어두운 밤이 있을 뿐이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은 한 개인에게 나타난다. 하지만, 때로는 한 사람이 두 가지를 동시에 겪을 수도 있다. 우울성향을 지닌 사람은 종교적으로 더 예민하며 종교에 더 깊이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영혼의 어두운 밤의 경험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나아가서는 우울증적 상태 자체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울은 영적 각성을 촉구하는 촉매제이면서 영적 여정의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고독함 속에 거한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고독을 겪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겪는다. 고독은 물리적으로는 홀로 있지만 사랑하는 대상이 내면화되어 함께 있는 상태이다. 그래서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의 창조성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외로움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의 내적 세계에 좋은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황량한 사막에 홀로 있는 것과 같이 자신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그래서 외로움에 대한 방어로서 우울증을 비롯하여 갖가지 병리적인 증상들을 야기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은 하나님의 은총을 통한 연합의 형태이다. 하나님의 사랑에 기초한 초자연적인 형태로 주어진 은총의 선물이다. 비록 거듭난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옛 사람의 얼룩이 남아 있다. 이 얼룩들이 제거되지 않으면, 하나님과의 일치라는 순수에 도달할 수가 없다.2) 영혼의 어두운 밤은 좋은 세제 역할을 하여 옛 사람의 얼룩을 제거하고 순수에 도달하게 하는 유익을 준다. 만약 한 개인이 우울증으로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우울증이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전환되어진다면, 치료적 변형이 나타나게 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온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우울감에 휘감기지 않고 충분히 자신의 우울을 관조할 수 있고 통제가 가능해진다.

본 논문의 목적은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학과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우울증 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하여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학과 영혼의 어두운 밤에 대한 영성신학적 관점을 각각 이해한 후에 이 둘을 통합적으로 연구한다. 그리고 심각한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약물치료나 심리치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영혼의 어두운 밤의 과정을 겪음으로써 이를 극복한 사례를 제시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영성심리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II.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학과 영혼의 어두운 밤의 관점
1.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관점

DSM Ⅳ에 따르면, 우울장애의 핵심 증상으로 (1) 하루의 대부분 또는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즉 슬프거나 공허하다고 보고하거나 객관적인 관찰로도 우울감이 보인다. (2) 일상적인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하루의 대부분 시간 중에 저하되어 있음을 매일같이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3) 체중 감소나 증가, 식욕 감소나 증가가 있다. (4) 거의 매일 나타나는 불면이나 과다수면이 있다. (5) 거의 매일 나타나는 초조감이나 처진 느낌이 타인에 의해서도 관찰된다. (6) 거의 매일 피로나 활력이 상실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7) 거의 매일 무가치감과 부적절한 죄책감에 빠져 있다. (8) 거의 매일 나타나는 사고력이나 집중력의 감소와 더불어 우유부단함이 있다. (9)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 생각이나 자살 기도 혹은 수행에 대한 특정 계획이 있다.3) 위의 증상들 중에서 5개 증상이 연속 2주 동안 지속될 때 우울증으로 진단한다.4)

우울증의 주요 정서는 슬픔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실제에 비해서 자신을 비하한다. 공격성이 자신을 향하여 있다. 자신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여기며 늘 죄책감에 사로잡혀 시달리고 있다. 그러므로 우울증 환자들은 자기를 비난함으로써 우울증을 방어한다. 우울증 환자들은 자기 비난 외에도 내사와 이상화, 편집적 방어, 도덕적 방어, 조적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우울증 환자는 대상이 없이는 불완전하다고 느끼게 되므로 불안에 빠져 있다. 그래서 완전하다는 느낌을 가지기 위해 내사를 사용하여 대상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이상화는 부정적인 자기 표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위축된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대상을 실제보다 더 높게 보는 방어기제이다. 타인은 지나치게 높게 보고, 자신은 너무나 초라한 존재로 여긴다. 그리고 작아진 자기를 보상하기 위해 이상화된 대상을 찾는다. 이상적인 대상을 찾은 후에는 그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조적 방어는 불안, 특히 유기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느낌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조적 방어는 자신을 조적 상태에 둠으로써 전능감에 사로잡혀 굳이 대상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이 자신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생애 초기에 치명적인 상실이나 반복된 상실을 겪었다. 상실은 실제적인 상실과 더불어 심리적인 상실이 포함된다. 아이는 정서적으로 양육 대상에게 온전히 의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의존을 포기하도록 환경이 몰아가면 심리적인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또 다른 상실의 원인으로는 젖을 떼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거나 생애 초기에 가까운 이의 죽음, 부모의 이혼, 우울한 가족 분위기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다. 이와 같이 아이가 정서적인 유기와 더불어 실제적인 유기 경험을 강력하게 겪을 때에 부모의 비난과 폭압이 가세되면 우울증을 초래한다. 양육자가 심각한 우울증일 경우에도 유아는 우울증을 겪게 된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부모와 관계하는 아이는 정서적인 황폐함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울증은 대부분 부모의 우울증이 세대 전수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적 이해를 위하여 프로이트와 말러의 이론, 페어베언, 클라인, 비온의 이론을 연구한다.

1) 우울증에 대한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마가렛 말러(Margaret Mahler)의 이론

프로이트는 우울증은 대상 상실에 대한 분노가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향해진 현상이라고 보았다. 자신이 의존하고 사랑했던 대상을 상실한 것은 슬픔에 빠지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버려두고 떠나간 대상에 대한 분노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분노의 대상은 사라진 상태이거나 계속 의존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분노가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다. 분노가 자기 자신에게로 내향화하게 되면, 자기 비난, 자기 책망, 죄책감과 더불어 우울 상태에 빠지게 된다. 마침내 자기 존중감은 손상되고 자아 기능은 약화되며, 그 결과 우울장애가 나타나게 된다고 보았다.5) 이와 같이 프로이트는 우울증은 생애 초기에 겪은 대상 상실로 인하여 일어난 고통스러운 정서가 병리적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다고 보았다.

말러에 따르면, 재접근 단계(약 15-24개월)를 지나는 아동은 정신적인 불균형, 즉 어머니를 필요로 하면서도 분리 개별화되고 싶은 욕구 간의 지속되는 갈등으로 인하여 재접근 단계의 위기를 겪게 된다.6) 재접근 시기에 아동은 신체적, 심리적 발달이 이루어져서 어머니로부터 멀리 이동한다는 것은 공생적 융합에서 정신적으로 분리되는 것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와의 분리의 위기는 아동의 연약한 자아가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안감에 빠지게 한다.7) 만약 재접근 시기를 지나는 아동이 어머니로부터 수용과 정서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아이는 우울증적 성향을 가지게 된다.8) 유아는 사랑하는 대상에 전적으로 의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상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인식은 엄청난 불안을 야기한다. 즉, 자신은 홀로 독립할 만큼 강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자신과 분리되어 있음을 아는 것은 연약한 자아 구조를 가진 유아로서는 엄청난 불안을 자아내게 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전능적인 창조가 자기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어머니에 의해서 제공되었음을 깨닫게 됨으로써 외부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를 지향하게 한다. 아동은 한편으로는 어머니로부터 분리됨에 따른 상실을, 그리고 또 다른 측면으로는 어머니와의 공생적 융합 속으로 재함입되는 공포를 두려워한다.9) 말러는 재접근 단계의 위기가 잘 해결되지 못하면 심각한 정신증적인 병리를 초래한다고 보았다.10) 이러한 견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만족스럽게 해결하지 못하면 신경증을 초래한다고 믿었던 프로이트의 견해와 유사하다.

아동이 재접근 단계에서 심각한 위기를 경험했다는 것은 이 단계 이전의 어머니와 유아의 관계가 병리적이었음을 시사한다. 연구자의 임상경험에 따르면, 우울증은 마치 재접근 시기에 아이가 겪는 심리적 갈등과 매우 유사함을 확인하였다. 재접근 단계의 위기와 더불어 이미 생애 초기부터 양육자와의 정서적 박탈을 경험한 아동은 대상과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의 삶에서 정신증적인 우울증을 유발하게 된다. 우울증 환자들은 임상심리치료 시간에 상담자와의 치료적 동맹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우울증 환자들은 타자와의 관계를 맺을 때 기본적인 신뢰가 부재하거나 얄팍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담 시간에 상담자에게 의존하여 자신의 모든 아픔들을 다 고백한 후에 결국에는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던 것같이 상담자도 자신을 버릴 것이라는 의심을 한다. 상담자에게 전적으로 의존되어 있는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 새로운 관계에 대한 열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지는 두려움 때문에 에너지를 자기 안으로 가두려 한다. 이들은 대상에 매달려 의존하려는 열망이 매우 강력하고 타인들과 관계에서 조금만 소홀히 여겨져도 버림받았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관계를 단절하고 고립 속으로 빠져드는 대상관계를 맺는다.

프로이트도 사랑하는 대상이 독립적이라는 인식은 아동에게 무서운 불안을 야기한다고 보았다. 첫째, 사랑하는 대상이 분리된 대상으로서 외부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은 절대적인 의존에서 상대적인 의존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아동에게는 힘겨운 일이 된다. 둘째, 양가감정의 갈등이다. 동일한 대상을 향한 사랑과 미움의 양가적인 감정과 태도를 갖는 것은 죄책감을 야기한다.11) 프로이트는 어떤 사람들은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여 병리적인 삶을 반복하거나 자살로써 생을 마감하는 반면, 어떤 이들은 우울증을 견디는 것이 힘겹지만 참고 견디어낸다.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우울을 창조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프로이트는 이렇게 승화된 삶을 사는 이들의 용기를 칭송하였다.12)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온 이들은 우울증의 노예가 되지 않고 우울을 하나님과의 순수한 관계 형성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특성을 지닌다.

2)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의 우울적 자리에서 편집적 방어와 조적 방어 개념

클라인의 생애는 우울하였다. 그녀는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녀가 4살 때 자신과 정서적인 연결이 가장 잘 이루어졌던 4살 많은 자상한 언니 시도니가 죽었다. 그녀는 언니의 죽음에 대한 정상적인 애도 과정을 겪지 못하였다. 그녀가 17세 때 경험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언급은 한 번도 없었으나 아버지가 자신과 놀아준 기억이 전혀 없다는 고백을 하였다. 클라인과 그녀의 아버지는 정서적인 친밀감이 없는 관계였다.13) 그녀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으며 출산과 육아 시기에 우울증을 경험하였다. 그녀의 스승인 칼 아브라함(Carl Abraham)의 갑작스러운 죽음, 남편과의 이혼, 아들 한스의 죽음 등은 그녀를 우울증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클라인은 자신이 겪은 경험을 기반으로 하여 편집 분열적 자리와 우울적 자리 개념을 형성하였다.

클라인은 유아가 생애 초기 환상 속에서 행한 공격성이 사랑하는 대상을 파괴했다는 자신에 대한 강렬한 공포와 죄책감을 우울 불안이라고 했으며, 유아가 전체 대상을 향하여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느끼는 경험 조직을 우울적 자리라고 했다.14) 유아는 생애 초기 부분 대상 경험을 통하여 자신의 정신을 조직한다. 유아는 만족을 주는 경험은 좋은 내적 대상으로, 불만족스럽고 불쾌한 경험은 나쁜 내적 대상으로 조직한다. 만약 유아가 나쁜 내적 대상 세계에 압도되어 있다면, 심리적인 박탈과 폭압을 강하게 경험한 것이다. 압도적인 나쁜 대상에 의해서 침범의 공포를 겪는 유아는 편집적인 멸절의 공포 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하여 유아는 작고 섬세한 좋은 내적 대상을 보존하기 위하여 나쁜 대상을 분열시킨다. 이것이 편집 분열적 자리이다. 그러므로 편집 분열적 자리는 편집적인 공포를 방어하기 위한 분열이다. 이 둘은 언제나 함께한다. 유아는 파괴해버린 좌절을 주는 나쁜 대상은 감사와 애정을 느끼는 사랑하는 대상과 동일한 대상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유아는 신체적, 정신적인 능력이 발달하게 됨에 따라 부분 대상에서 전체 대상으로 대상 세계를 인식하게 된다. 이때 아동은 파괴된 어머니를 치유하고, 복구시키려는 회복 환상이 발생한다.15) 자신이 파괴한 대상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아동의 믿음은 우울적 자리를 지탱할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의 사랑이 미움보다 크다는 것과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다는 믿음은 우울적 자리에서 충분히 견디게 해주는 힘의 원천으로 작용된다.

우울적 자리에서 죄책감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과도한 고통을 방어적으로 회피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편집적 방어(paranoid defence)와 조적 방어(manic defence)이다.16) 한 개인은 죄책감이 심해질 경우 극심한 처벌을 받기 원한다. 대상에 대한 죄책감은 가혹한 징벌자에게 박해당하는 자기에 대한 염려로 변형된다. 이것이 편집적 방어이다. 그리하여 우울적 양태에서 자신의 능력에 대해 절망감이 느껴질 때 심한 박해적인 공포 안으로 스스로 되돌아가려 한다.17) 그러므로 우울증 환자들은 편집적인 박해 공포 안으로 들어가서 자기 처벌적인 상태로 놓이게 된다.

아동이 우울 불안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요하게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바로 조적 방어이다. 아동은 사랑하는 대상에게 무기력하게 의존되어 있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대상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기 위해서 의존되어 있는 대상을 일반화한다. 그리고 아동은 자신을 조적인 상태에 올려놓음으로써 대상에게 무기력하게 의존되어 있는 자신에게 힘을 북돋아 준다.18) 자신은 보잘것없이 작은 존재이며 혼자라는 감정을 부인하는 대신에 그것을 힘과 독립의 감정으로 대체함으로써 어느 누구도 필요하지 않다는 조적 방어 상태에 놓이게 되면 조증 상태로 전환하게 된다.19) 조증일 때 환자는 연습기 단계의 유아가 보이는 유아적 전능감에 사로잡힌다. 그들은 세상은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피하려고 점점 더 많이 노력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에는 이미 절망감으로 가득하여 자신이 보잘것없다는 우울감에 이미 빠져들어 있는 상태이다.20) 그러므로 조증 방어는 우울에 대한 방어이다. 조적 방어가 강력할수록 다가올 우울의 폭풍이 강력함을 시사한다. 조적 방어로 우울을 막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은 깊고 깊은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3) 로널드 페어베언(W. Ronald D. Fairbairn)의 공허감과 도덕적 방어 개념

페어베언은 우울증으로 진단된 환자들은 공허감에 시달린다고 보았다.21) 공허감은 자기희생을 포함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상의 사랑을 획득하고 보호하는 데에 실패한 결과로 온다.22) 공허감은 우울증 환자가 가지는 핵심 감정이다.

페어베언의 공허와 도덕적 방어(moral defence)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 구조에 관한 그의 이론을 살펴보아야 한다. 페어베언은 흥분케 하는 대상에 매인 자아의 일부를 리비도적 자아(libidinal ego)라고 불렀으며, 거절하는 대상에 사로잡힌 자아의 일부를 반리비도적 자아(anti-libidinal ego)라고 했다. 그리고 이상적 대상, 즉 편안하고 만족스런 어머니 경험에 묶여 있는 자아를 중심적 자아(central ego)라고 했다.

페어베언은 흥분케 하는 대상과 거절하는 대상은 만족을 주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나쁜 대상이라고 불렀다. 아동의 자아는 나쁜 대상인 흥분시키는 대상과 거절하는 대상을 통제하기 위하여 그리고 현실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보존하기 위하여 나쁜 대상과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23) 그 실례로 페어베언은 아동들이 자신을 학대한 부모에게 오히려 강한 애착과 충성심을 갖는 것으로 설명한다. 페어베언은 자신의 임상에서 부모가 아동에게 만족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 사이의 유대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하게 형성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부모와의 관계처럼 고통을 추구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아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생애 초기에 경험과 관계를 동일하게 추구하는 것을 보고하였다.24) 도덕적 방어를 사용하는 우울증 환자들은 대상과의 관계에서 항상 피학적인 태도를 취한다. 우울증은 자신을 거절하고 흥분케 하는 어머니를 공격하는 대신에 오히려 순종적으로 헌신함으로써 어떻게 하든 유기되지 않으려는 초라한 아동의 자화상이 재현된 것이다. 페어베언이 말하는 도덕적 방어는 분열되고 나쁜 대상, 즉 거절함으로써 좌절을 주고 흥분시키는 대상을 내재화하여 재강화함으로써 나쁜 대상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는 초자아의 노력을 지칭한다.25) 이 노력은 이중적 목적을 가진다. 유아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좌절을 주는 어머니를 외적 세계로부터 내재화를 통하여 내부로 가져온 후에 좌절을 주는 대상을 지배하기 위하여, 만족과 사랑을 주는 외부 대상을 보존하려 한다. 거절하고 흥분시키는 대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희생적인 수고를 할 수밖에 없다.26) 하지만 내부에 둔 거절하고 흥분시키는 대상으로 인해 위협을 받는 상태이기 때문에 흥분시키는 리비도적 대상과 거절하는 반리비도적 대상을 억압하려 한다. 유아는 나쁜 대상과 연대되어 있으므로 불안에 갇히게 되며 이러한 일을 자초한 것은 자신임을 알기 때문에 자신을 비난하고 공허감에 빠진다. 그러므로 유아는 좋은 대상을 보존하고 추구하기 위하여 거절하고 흥분시키는 나쁜 대상을 도덕적 방어로써 내재화하지만 더 심각한 불안에 빠지게 되고 그러한 자신을 비난하면서 우울과 공허감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페어베언은 치료적 변형을 위해서는 내재화된 나쁜 대상들에게 집중된 리비도가 용해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충분히 좋은 대상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면, 나쁜 대상들로부터 조금씩 풀려나 편안함을 가질 수 있다.27) 상담자가 공감적 관계 안에서 조심스럽게 나쁜 대상의 내재화로 인한 죄책감과 우울을 해석하고 신뢰할 만한 존재로 견디어줄 때 치료적인 변형으로 나아가게 된다.

4) 우울증에 대한 치료적 접근

우울증 환자들의 자기 표상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자신이 나쁘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있으며 자신을 파괴적인 사람으로 여긴다. 우울증 환자들은 자기 안에 있는 어떤 것이 대상과의 관계를 끊어지게 했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음으로써 자신은 거절당하고 버려져도 마땅한 존재라고 여긴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을 잘 알게 되면 반드시 버릴 것이라는 나쁜 공식에 사로잡혀 있다. 죄책감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들은 실제로는 비난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비난은 심한 충격으로 경험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헌신함으로써 죄책감을 상쇄시키려 한다.

우울증에 대한 치료적 접근은 상담자가 수용과 존중의 태도를 가지고 온정적으로 이해하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은 버림받는 것에 극히 민감하며, 혼자 있을 때는 불행하다고 느낀다. 자신이 지닌 나쁘다는 증거로서 상실을 이해한다. 상담자에게 분노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보아야 한다. 내담자의 저항을 발달적 성취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저항을 수용하고 심지어 이를 칭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상담의 종결도 내담자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리비도적 자아나 반리비도적 자아보다 중심적 자아의 영역을 확장시켜야 한다. 하지만 병리적인 우울증 환자들은 외상 때문에 이러한 능력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 있다. 상징화 대신에 해리된 경험에 함입되어 있거나 나쁜 대상에 사로잡힌 상태에 있다. 그러므로 치료적 과정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상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상징화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상징은 의식으로부터 억압된 것을 나타내주며, 전체적인 상징화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수행되어진다.28) 그리고 “억압된 것만 상징화된다.” 그리고 “억압된 것만 상징화될 필요가 있다.”29)라는 명제처럼 상징은 정신 내적인 갈등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발달이 정지된 아동은 새로운 대상을 쉽게 내재화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상담자와의 치료적 관계를 통하여 좋은 대상 경험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 그렇게 됨으로써 리비도적 자아 영역과 반리비도적 자아 영역은 줄어들고 만족스러운 대상 경험을 통한 중심적 자아 영역이 확장되어짐으로써 치료적 국면으로 나아가게 한다.

2. 영혼의 어두운 밤에서의 우울 이해

하나님은 당신이 사랑하는 영혼들에게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해서 영적 메마름을 허락하신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세상 사물 어떠한 것에서도 아무런 감동이나 만족이 없는 무미건조함을 느낀다. 그리고 심지어는 이제까지 영적 기쁨을 누리던 하나님의 임재와 관계된 묵상이나 기도조차도 건조해진다. 하지만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이러한 절대적인 무기력감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갈망을 지닌다. 이것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가 가지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생명의 감각이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모든 사람들,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도 버림받은 느낌을 경험한다.30)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는 용어는 십자가의 요한(St. John of the cross)이 쓴 책 제목에서 유래했다. 영혼의 어두운 밤은 구도자가 하나님과의 친밀함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통과해야 하는 고난의 밤을 의미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은 마치 우울증 환자가 경험하는 무기력과 공허에 놓인 상태와 유사하다. 우울증은 한 개인의 영혼을 파괴하지만 영혼의 어두운 밤은 영혼을 무너뜨리지 않고 오히려 정화시키어 하나님과의 일치를 향해 나아가게 한다.

십자가의 요한은 영혼의 어두운 밤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는지 아니면 죄악과 탐욕의 결과로 왔는지를 분별하기 위한 세 가지 기준을 밝혔다. 첫째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사람의 영혼은 하나님의 일이나 세상의 일로부터 어떠한 위안과 만족을 얻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의 기억은 고통스러운 염려와 갈망 중에서 하나님을 향한 한 줄기 빛으로 강하게 비춰져 있다. 하지만 우울증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영혼의 메마름이라면 하나님을 갈망하지 못한다. 이것이 두 번째 기준이다. 셋째는 영혼은 예전에 익숙했던 감각의 영역에서 이미지를 사용하여 묵상하던 것을 이제는 할 수 없게 된다. 묵상을 하려고 해도 묵상할 힘이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31)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은 모두 희망과 의욕의 상실, 불안정, 공허감을 포함한다. 두 경우 모두 생각이 텅 비고, 동기가 사라지고, 자신감이 없어진다.32) 하지만 영혼의 어두운 밤의 체험에 대한 반응과 우울증으로부터 온 양태는 구별이 가능하다. 다음과 같은 뚜렷한 차이를 볼 수 있다.

  • 1. 영혼의 어두운 밤은 우울증과 달리 생활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 2. 어두운 밤 체험 이후에도 유머감각이 지속된다. 유머는 우울증의 냉소적 형태를 갖지 않고 밝은 빛이 느껴지는 것을 의미한다.
  • 3. 다른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어두운 밤 체험 이후로 더욱 커지게 된다. 그리고 우울증에서 보이는 자기 몰두가 보이지 않는 특징을 지닌다.
  • 4. 어두운 밤이 아니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나타난다. 표면적으로는 우울과 혼란이 심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든 것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다는 감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깊은 곳에서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팽창되어 있다.
  • 5.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경험하는 사람은 우울증에 빠진 사람처럼 다른 이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지 않는다.
  • 6.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어두운 밤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것을 보고 좌절이나 분노나 짜증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내면화된 분노를 지닌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흔하게 나타난다.33)

그러나 제랄드 메이(Gerald G. May)는 이런 특징들이 모든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들에게 항상 맞는 것은 아니며 예외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34)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자신의 일터를 무너뜨리지 않지만, 우울증은 일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상실해 버린다.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우울증과 동일한 정서적인 체험을 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다른 노선을 걷는다. 유머는 내적 세계가 여유롭고 통합될 때 나온다. 유머는 응집적인 자기(cohesive self)를 소유한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러므로 냉소적이지 않고 건강한 유머를 사용하는 것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의 좋은 대상이 살아 있고 생명력이 번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하나님의 사랑의 현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용기 목사(이하 영산)는 “인간은 하나님의 본질인 사랑이 들어와야 비로소 행복과 평안을 가질 수가 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을 모신 사람은 다른 모든 만물들을 사랑하게 된다. 샘물이 솟아나면 바깥으로 흘러넘쳐 나오게 되듯이 마음속에 사랑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은 사랑의 실천자가 된다.”35)라고 한다. 영산은 “사랑은 한 개인의 내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변화의 증거로 대적이 겁나지 않게 되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라고 말한다.36) 그러므로 한 개인은 자신을 사랑받는 자로 부르시는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다면, 자신의 상처를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로 보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축복을 더 깊게 하고 정화하는 기회로 삼게 된다.37)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가 외부와의 접촉 시 드러나는 모습은 우울증 환자와 동일하지만 비관적인 형태로 빠지지는 않는다. 내적 깊은 곳에는 그래도 제대로 되어가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나아가서는 사람들의 도움에 목말라하지 않고 하나님과의 사랑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우울증 환자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게 분노한다. 그러한 분노를 조증 방어, 도덕적 방어, 편집적 방어 등을 사용함으로써 병리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처벌하지만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겪는 이는 자신과 타인을 원망하지 않는다. 이렇게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은 분명 다른 노선으로 가고 있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는 거의 일치한다. 그렇다면 우울증 증상을 겪는 이가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전환되어서 우울증의 병리적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로 들어갈 수는 없을까? 십자가의 요한, 마틴 루터(Martin Luther), 마더 테레사(Mother Teresa)는 모두 우울증과 더불어 영혼의 어두운 밤을 체험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생애를 통해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의 통합 가능성을 연구해 보고자 한다.


III.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의 통합
1. 우울증과 함께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겪은 이들

십자가의 요한은 “어두운 밤의 증상인 메마름(dryness)에서는 차원 높은 것이나 낮은 것이나 전혀 맛을 못 느끼는 것은 우울증에서도 같은 느낌을 경험한다. 우울증은 흔히 아무 맛을 못 느끼게 한다.”38)라고 하였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영적인 메마름이 우울증과 비슷한 면모를 띄게 되어 모든 일에 열정이 사라져버리고 무기력감에 사로잡힌다.

십자가의 요한은 개혁 가르멜 수도회의 주역으로 활동하다가 톨레도 감옥에 갇혀 지냈다. 그는 감옥에서 엄청난 폭행과 고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톨레도 감옥에서 겪은 영혼의 어두운 밤은 그를 더욱 정화시켰고,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로 가는 도구가 되었다. 그는 탈출에 성공했으나 이후에도 계속된 고난을 겪어야만 했다. 그의 삶은 어두운 밤 가운데서 주님과 더 깊은 교제로 나아갔다. 십자가의 요한의 어두운 밤과 우울증의 관계를 연구한 터너(Denys Turner)는 “십자가의 요한이 진술한 영혼의 어두운 밤 가운데서 겪는 고통들은 우울증 환자들이 겪는 경험과 매우 흡사하다.”라고 했다.39) 우울증 환자들이 경험하는 영혼의 메마름, 무기력감, 그리고 우울과 평생 동안 함께했지만 하나님을 향한 한 줄기의 강력한 생명의 빛은 늘 비춰져 있다. 십자가의 요한은 하나님과의 교제가 깊어갈수록 우울증 증상들의 노예로 사는 것이 아니라, 우울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영성적 도구로 사용하게 되었다. 하나님으로부터 비춰지는 생명의 빛을 가진 자는 어두운 밤의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은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한 쌍을 이루어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게 한다.

우울증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관심사는 우울증을 극복하는 것과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은 어떤 관련이 있는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하나님은 우울증을 어떻게 치유하는가이다.40) 그리고 하나님은 반드시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게 하심으로써 치료로 이끄시는 것인가이다. 우울증은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인지 행동치료나 대인관계 정신치료를 시행하며, 가족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고 있는 과정으로 평가된다면 전혀 다른 해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41)

우울증은 슬픔의 병리적인 상태이다. 세포가 정상적인 성장과정의 통제를 벗어난 것이 암이라면, 우울은 통제를 벗어난 슬픔의 감정이다. 그래서 우울증에 대해 유용하고 가능한 한 생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이 악성 슬픔이다. 즉, 슬픔이 우울증으로 진화되는 것은 정상세포가 암으로 변이되는 것과 같다.42) 우울증은 상실의 슬픔이 정상적으로 애도되지 못함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우울증은 상실에 대한 애도를 통하여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은 원초적인 상실을 경험한 존재이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모두 슬픔을 지닌 우울한 존재이다. 엄마의 자궁으로부터 분리되어 좁은 터널을 빠져나와 생명의 탯줄을 잘린 후 거꾸로 매달려 피투성이가 된 채 비명을 지르는 인간의 모습은 인류가 에덴동산의 낙원으로부터 쫓겨나 하나님과의 연합의 상태로부터 분리의 비극이 재현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울은 실낙원이라는 원초적 분리로부터 생겨났으며, 인간의 유전자에 아로새겨져서 대대로 출생과정을 통하여 재현되고 있다.43)

마더 테레사는 영성생활을 위해 아픔, 슬픔, 고통을 그리스도와의 입맞춤이라고 생각하라고 권면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정서에 놓여 있는 상태는 예수님께서 입 맞추실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오셨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앙심 깊은 신자일지라도 자신의 무지와 무력함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을 때가 많다. 그것이 인생인 것임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모든 것에 답을 주고 항상 위로가 되지 못함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때도 있다. 그리스도인이 주님의 날을 기다려야 함을 깨닫게 된다면 자신의 고통을 그분께 내어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44)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순례자는 하나님에 의하여 완전히 버려진 느낌을 갖게 되며, 소망이나 믿음은 시련 속에서 인내를 요구받으며, 고립감과 고독 가운데서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을 요구받는다. 다윗은 영혼의 어두운 밤에서 하나님께 속히 도와달라는 간절한 기도(시 13:1-3)를 드린다. 영혼의 어두운 밤은 내면의 갈망과 모든 지각을 뛰어넘는 평안의 희미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만족감이나 열정의 느낌이 메말라지게 되며, 좌절감, 외로움, 의욕 상실 등의 우울증에서 보는 것과 유사한 여러 현상들을 겪게 된다. 다윗은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나이다.”라고 호소한다(시 63:1). 영혼의 어두운 밤은 우울증과 유사한 여러 현상들을 겪게 되므로 자칫 병리적인 우울증과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

영적 여정의 다섯 단계는 각성, 정화, 조명, 영혼의 어두운 밤, 합일상태 혹은 영적 결혼의 단계이다. 영적 각성은 스스로 욕망의 추구를 내려놓고 좌절감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정화의 시작은 자신의 소유와 자신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일어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은 우울과 유사한 현상 속에 들어가 있지만 새로운 통합적 차원을 지향하게 한다.

영혼의 어두운 밤 현상은 사실상 영적 여정의 진보를 의미한다. 신비에로의 여정은 인간의 영적 노력 그 자체를 무산시키고, 심지어는 신앙적인 의미도 사라지게 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자는 하나님에 의하여 완전히 버려진 느낌을 갖게 되며, 소망이나 믿음은 시련에 놓여 있음으로 인내를 요구받게 된다. 완전 고립된 느낌 속에서 고독을 경험한 채 계속해서 이 길을 갈 것을 요구받게 된다.45) 이 길에는 좌절의 고통이 있지만 하나님과 함께 걷는 길이다. 다음 장에서는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우울증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난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성령의 인치심과 보증을 받은 자임을 기억해야 한다. 성령의 인치심과 보증의 의미에 대해서 이영호 교수는 “인치심이 우리 기업의 보증이 된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시작하신 구원을 종말에 완성하신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성령으로 인을 치셨다는 것은 구원의 완성에 대한 첫 번째 할부금을 지급한 것이라는 의미이다.”46)라고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성령과의 교통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기업의 보증이 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IV.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우울증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난 사례
1. 생애 초기 경험과 가족 배경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우울증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난 사례 대상자는 장하나(가명, 47세 여성) 씨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불안도가 높았고 매사에 예민한 분이셨다. 당연히 부모님의 관계는 좋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공무원이었다. 아버지는 유신체제 시 공무원 노조활동을 하다가 실직당한 후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모두 무너져 버리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절망적 상황에 처한 후에는 더욱더 부인의 우울과 예민한 성격을 담아주지 못하였다. 어머니는 자신의 우울과 분노를 자식들에게 폭발했으며, 특히 둘째인 장하나 씨에게 모두 퍼부었다. 그러므로 장하나 씨의 우울증은 생애 초기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너는 태어나지 말아야 했었어!” “왜 태어나서 나를 힘들게 하니!” 그러한 치명적인 말을 일상적으로 들으면서 성장하였다. 그녀는 집안의 힘든 일을 홀로 감당해야 했었다. 그녀는 스무 살이 넘은 후에는 집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다. 결혼은 그녀를 구해줄 탈출구로 생각되었으며 다행히 인품이 좋은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를 만났다. 결혼 후 짧은 기간 동안 자신의 우울증이 완화되는 듯이 보였지만 첫째 아이를 낳고 우울증이 다시 심해졌다가 둘째를 출산한 후에는 완전히 우울증에 휘감겨져버렸다. 육아는 그녀의 연약한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우울증에 빠져 모든 일이 허무하였다. 온몸은 방망이에 맞은 듯이 아팠으며, 특히 두통과 부정맥, 소화장애 등은 매우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2.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에 빠지다

그녀는 생애 초기부터 우울증 증상을 갖고 있었고 둘째 아이를 출산한 후에는 정점을 찍었다. 그녀는 우울증으로 진단하는 9가지 증상 기준에 모두 다 해당되었다. 수면과다증, 음식을 먹지 못함, 초조감, 객관적으로 보아도 심각한 우울증이 관찰되는 것과 더불어 자살 충동까지 일어났다. 그녀는 정신과를 찾아서 항우울제인 프로작을 복용하고 심리상담을 받았다. 잠시 완화되는 것 같았지만 다시 심해져서 약을 더 많이 복용하게 되었다. 그녀는 스스로 평생 동안 약에 의존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그렇게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하나님에게로 향하였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믿었던 하나님을 다시 찾게 되었다.

3.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들어가다

그녀는 성령 하나님을 상담자로 여기면서 기도하였다. 성경을 읽고 영적 독서를 하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그러나 몸의 증상과 우울증은 치료되지 않았고 오히려 심해졌다. 어려서부터 믿었던 하나님은 자신과 함께하시지 않으시고 멀리 떨어져 있는 분으로 여겨졌다. 마침내 그녀는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나는 왜 이렇게 괴물처럼 살아야 하나요?” “악행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시련 속에서 고통의 밤을 지내야 하나요?” 하나님이 마치 그녀의 생모가 자신에게 퍼부었던 독설을 내빼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는 태어나지 말아야 했어!” 어머니에게 들었던 말을 하나님도 똑같이 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너를 만들지 않았어. 너는 나의 실패작이야.” 마치 재접근기 아이가 공생적 융합으로 퇴행되어 함몰되는 것도 불안하고, 독립으로 나가는 것도 불안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안에 강력하게 사로잡혔다. 마침내 불신앙이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장악하였다. 교회는 자신의 유일한 은신처이었으나 교회가 싫어졌고 사람들을 만나기가 두려웠다. 하나님이 자신을 버렸다는 느낌은 더욱 강력해졌다. 영혼의 어두운 밤에서는 하나님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았다. 하나님과의 교제에 대한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하나님조차도 내 어머니처럼 나를 버리시는 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재감에서 오는 고통은 역으로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열망과 하나님의 현존을 간절히 바라는 갈망이 내포되어 있었다. 영혼의 어두운 밤에서도 자신의 한 줄기의 무의식적인 빛은 하나님을 끝없이 찾고 찾았다. 회복이 일어날 때 그녀는 하나님이 자신을 버리시는 분이 아니라 함께 계시는 분임을 진정으로 믿어지게 되었다. 그녀는 거의 10여 년을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경험한 후에 치료적 변형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녀는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견뎌낼 수 있게 된 것은 임마누엘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한 줄기의 강력한 빛은 우울증의 노예로 전락했을 때도 영혼 깊은 곳을 비쳐주는 빛이 되었다. 영산의 중요한 사상은 하나님은 인간의 삶과 따로 떨어져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라 인간의 삶 가운데 함께하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에 두고 있다. 성삼위 하나님의 한 위격이신 성령은 한 개인의 삶에서뿐만 아니라 신앙 공동체 안에 인격적인 존재로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다.47) 그러므로 영산은 성령과의 인격적인 교제는 곧 그리스도인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풍성한 열매로 나타난다고 가르친다. 영산의 목회 사역 전반에 걸친 성령의 교제에 관한 적극적인 적용은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생활에 수동적으로 역사하시는 성령에 관한 이해를 교정하는 데 공헌하였다.48) 장하나 씨도 성령과의 솔직하고 깊은 교제가 우울증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4.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난 후의 우울을 대하는 자세

그녀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기 전에는 우울증의 노예로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우울을 즐길 수 있고 충분히 통제가 된다.”라고 간증한다. 지금은 자신의 우울을 객관적으로 관조하면서 맞닥뜨릴 수 있다. 우울증에 삼켜질 것 같은 불안이나 두려움도 없다. 예전에는 계절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강력하게 우울이 자신의 삶을 휘감았지만, 지금은 마음이 편하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어졌다. 그때는 온몸이 원인 모를 병으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몸도 강건해졌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허무감이 지금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메워졌다. 그때는 책을 읽어도 남는 것이 없었고, 말하는 능력이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능력도 현저히 저하되었지만 지금은 독서도 잘하고 말하는 능력이나 듣는 능력도 탁월하여졌다. 그녀는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의 말을 준다면, “하나님은 고통 중에서도 나와 함께하신다. 그분은 나를 버리신 것이 아니라 늘 함께하시는 분임을 확인하고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하나님의 도움을 간절히 구하는 일과 자신에 대한 통찰이 일어나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내면의 진실을 맞닥뜨려야 하나님에게 바르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날 때에 하나님 앞에 진실함으로 서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고백한다. 이를 위하여 꿈을 통하여 드리는 영성기도를 권면한다.


V. 나가는 말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의 차이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혼의 어두운 밤의 경험은 고통 가운데 있지만 삶이나 일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상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울증은 효율성을 상실한다. 둘째, 우울증은 유머감각이 사라져 있거나 냉소적인 유머를 사용할 뿐이다. 하지만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과하는 이는 좋은 유머를 사용하는 능력을 지닌다. 셋째,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과한 이후에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한 긍휼과 열정이 더 증진되지만 우울증은 언제나 자기 안에 갇혀 있다. 넷째, 어두운 밤에서는 변화에 대한 열망이 내재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옳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지만 우울증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없고 황량함에 빠져 있다. 다섯째,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병리에 사로잡혀 얼어붙은 상태에 있지만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자신의 우울을 관조하거나 통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점차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실제로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는 우울증에 사로잡혀 있거나 생애 초기부터 우울증을 갖고 있었던 자들이다. 하지만 우울증에 휘감겨 깊은 늪으로 빠져들지 않고 오히려 우울을 자신의 영성생활에 적절하게 활용한 사람들이다.

우울증과 영혼의 어두운 밤의 통합적 인식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상담자 혹은 영성지도자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우울증을 믿음으로 이겨내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우울을 관조함으로써 우울과 편해지도록 상담하거나 지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온 이들의 사례나 성인들의 전기를 읽도록 하는 것은 좋은 도움이 된다. 둘째는 기도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가르쳐주어야 한다. 연구자는 자신의 꿈으로 드리는 기도를 가르치고 있다. 기도는 성령과의 인격적인 교제이다. 이러한 기도를 통하여 성령의 성품을 더 깊이 알게 하며 참된 기쁨과 평화로움, 정의감으로 충만한 상태에 이르게 한다.49) 진실한 자기를 만날 때 진실한 기도를 드릴 수 있고 진실한 기도를 드릴 때에만 진실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무의식적 진실에서 나온 꿈에 담겨 있는 자신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보면서 솔직하게 기도하는 것은 치료적이다. 셋째는 영적 독서를 제안한다. 대부분의 영성가들은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과한 자들이다. 그들이 고통 속에서 성령과의 깊은 교통을 통하여 쓴 저술들은 치료적인 힘으로 작용된다. 넷째는 성례전을 통하여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해야 한다. 성만찬은 성령의 임재를 공동체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전통에 따라서 잘 구성된 성만찬은 치료적 예전이 된다. 다섯째는 우울증 상태에서 고통당할 때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전환되도록 하나님께 몰입되어야 한다. 전적으로 성령과의 교제 속으로 들어가기를 열망하며 성령께서 자신을 온전히 사로잡아 주시기를 기도하여야 한다.


Notes
4) Ibid., 432.
8) Ibid.
10) Ibid.
12) Ibid., 179.
15) Ibid.
17) Ibid., 91-92.
20) Ibid., 141.
29) Ibid.
33) Ibid., 140-41.
34) Ibid., 141.
41) Ibid., 10.
42) Ibid., 23.
43) Ibid., 24.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7년도 한세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의 지원에 의해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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