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San Theological Institute of Hansei University
[ Article ]
Journal of Youngsan Theology - Vol. 48, No. 0, pp.7-44
ISSN: 1738-1509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19
Received 23 Mar 2019 Revised 06 May 2019 Accepted 13 May 2019
DOI: https://doi.org/10.18804/jyt.2019.06.48.7

바울과 그리스도,그리고 신비주의 영성신학

이승현
호서대학교, 신약학 shlee@hoseo.edu
Paul, Christ and the Mystical Spirituality
Lee, Simon SeungHyun

초록

신비주의라는 단어는 종교학에서 신적인 존재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알게 되거나, 그 신적인 존재와의 연합을 포함한 특별한 체험들을 지칭하는 포괄적인 용어이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이 단어는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과 그의 임재 속에서 발견되어 그와 연합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가리킨다. 종종 기독교의 역사에서 이성적인 신학함과 신비적인 체험들은 상호 대치되는 관계에 있었다. 어떤 이들은 건전한 신학의 이름으로 체험을 무시하였고, 다른 이들은 특별한 체험의 이름으로 신학을 죽어 있는 신앙이라 부르며 비판하였다. 그러나 많은 서신서들을 기록하면서, 초대교회가 신약성서 신학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바울의 경우에는 그 둘 간에 평화로운 공존이 존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바리새인 전통에 익숙한 율법 학자였던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을 소유한 그리스도를 만난 후, 하나님에 대한 다양한 신비적인 체험들에 노출되었다. 이러한 신비적인 체험들은 바울로 하여금 자신이 물려받은 구약성경과 유대 전통들의 의미에 대해서 더 깊이, 혹은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해하도록 유도하였다. 동시에 체험을 통해서 새로워진 성서와 전통에 대한 바울의 이해는 그의 복음 전파 사역의 방향과 특징을 결정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경험으로 그를 인도하였다. 바울의 서신서들을 통해서 볼 때, 바울이 소유한 하나님을 향한 신비주의 영성에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들이 발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신비주의 영성은 이성적인 신학함과의 조화 속에서 철저하게 예수 중심적이고 성령 중심적이었다.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은 풍부한 신비적인 경험들 가운데서도, 그 경험들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대신에 자신의 전생애를 통해서 이루어질 종말론적 변화를 지향했다. 동시에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은 자기자랑을 위한 개인적인 세워짐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유익을 추구하는 그런 영성이었다.

Abstract

Mysticism is an umbrella term which in religious studies, refers to particular experience of the divine, both in terms of special knowledge and union. In Christianity, this term particularly refers to the believers’ direct experience of God and their participation in God’s divinity. Often in Church history, theology based upon reason stood in conflict with the mystical experience. Some rejected spiritual mystical experience in the name of sound theology, while others criticized theology, calling it dead cold form of true faith. However, when we turn to Paul the apostle, who wrote many letters and thereby, heavily influenced the contours of the New Testament theology, we find that both theology and mystical spirituality stand together in harmony, though not without tension. Paul was trained to be a scholar in law, but was exposed to God’s glory, the resurrected Jesus, and many other mystical experiences. These mystical experiences forced him to revisit his former traditions and to interpret the scriptures anew. At the same time, his renewed understanding of God and the scriptures determined the direction of his Gentile ministry and exposed him to more spiritual experiences. In his mystical spirituality we find several distinctive characters. Paul pursued special knowledge of God, but that knowledge was focused particularly upon Jesus the crucified one. Paul pursued union with God, but that union became possible through the Holy Spirit, the Spirit of the resurrected Jesus. Moreover, for Paul the mystical knowledge of and union with God was not the ultimate goal of his spirituality. He tried to accomplish his spiritual transformation according to the image of God, which was revealed to him through Christ. Paul acknowledged that he was living in between the two ages of the imperfect present and the eschatologically perfect future. Also, his mystical spirituality was not aimed at accomplishing personal boast, but establishing the wellbeing of the communities that he had to take care of.

Keywords:

Paul’s Mysticism, Jesus’ Mysticism, Belonging to Christ, Union with the Holy Spirit, God’s Glory

키워드: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 예수의 신비주의 영성, 그리스도와 연합, 성령과 연합, 하나님의 영광

I. 들어가는 말

신비주의라는 단어는 다양한 종교들에서 미처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채,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종교체험들을 지칭하기 위하여 사용되곤 하던 포괄적 용어(umbrella term)이다. 그러나 최근 종교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대상이 되는 종교들을 더 정확하게 설명하고자 이 단어의 의미를 일반 종교 현상의 측면에서, 그리고 기독교의 특별한 상황에 맞추어서 보다 더 정확하게 정의하고자 했다. 이들의 견해들을 종합해보면, 일반적인 의미에서 신비주의는 (1) 내면적인 종교현상으로서 어떤 이성적인 작용이나 도움 없이 직접적이고 추상적으로 신적인 존재를 알게 되거나, (2) 그 신적인 존재의 임재를 경험하여 그 존재와 연합하게 되는 특별한 종교적인 현상을 가리킨다.1) 이 일반적인 정의에서 발견되는 신비주의의 두 가지 중요한 내용은 신적인 존재에 대한 내면적이고 직접적인 지식의 획득과 그 신적인 존재와의 긴밀한 연합이다. 그리고 신비적 지식이나 연합은 종종 환상, 환청, 황홀, 그리고 다양한 내면적인 감동 등의 현상들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신비적 경험은 인간의 언어로 정확하게 묘사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치 ... 처럼”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묘사되곤 한다. 반면에 기독교에서 신비주의는 그 경험의 주 대상이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가리키고, 성도들의 신비적 체험은 어떻게 하나님을 알고 만나며 그의 임재 안에서 발견되는가를 포함하는 성도의 영적인 체험과 깊이 연관된다.2)

성경을 포함한 기독교 전통에서는 하나님과의 연합과 만남, 그리고 성령을 통한 신비한 체험들이 그들의 영성의 살아 있는 증거로 제시되곤 한다. 그중에서도 바울은 구약의 선지자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영광을 그리스도를 통해서 접하고, 그 체험을 통해서 자신의 사명을 발견한 자이다(고전 9:1-2; 갈 1). 바울은 비전과 환상과 꿈과 예언과 같은 다양한 신비한 체험들을 누구보다도 더 풍부하게 경험했다고 고백한다(고후 12:1-10; 고전 14:18). 그러나 바울은 자신의 신비주의적 영성의 핵심인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하나님과의 연합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발견한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하나님의 최고의 지혜로 제시하고, 그리스도를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 영역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바울에게는 성령 안에서 부활한 예수와 연합하여 하나님의 임재 속에 거하는 성도의 삶 자체가 신비한 영적 현상이다. 이처럼 신약성서의 주요 서신서들을 기록하여 신약성서 신학의 방향을 결정한 바울에게서 우리는 이성적인 신학함과 신비적 체험이 동일한 성령의 사역을 통해서 하나로 긴밀하게 연합되어 있는 것을 본다(고전 2:9-16; 12:3; 14:32). 그러므로 이 논문을 통해서 우리는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의 긍정적인 관계를 바울의 예를 통해서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먼저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의 긍정적인 관계의 필요성에 대해서 논한 후, 구약의 선지자들과 머카바 신비주의의 빛 아래서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신학의 다양한 측면들에 대해서 조사해 볼 것이다.


II.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1.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의 긍정적 관계 설정의 필요성

기독교의 전통에서는 구약의 선지자들뿐만 아니라, 초대교회의 사도들과 제자들도 다양한 신비적 체험들을 경험했다고 전해진다. 현대의 기독교가 신비적 체험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한 채 지나치게 이성화된 경향 속에 존재하는 반면에, 과거 교회들의 하나님 체험은 다분히 역동적이며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포함하곤 했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살아 있는 영적 체험을 통해서 깨닫고, 그 깨달음을 근거로 교회의 전통을 만들고, 그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묵상을 통하여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표현하는 신학을 탄생시켰다.3) 신·구약 성서 안에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경험했던 다양한 신비적 체험들과 그 체험들의 의미에 대한 이성적 묵상을 통한 신학함이 함께 발견된다(예. 행 10). 그러나 교회사에서 신학적 전통과 신비적 체험은 항상 상보적으로 서로를 돌아보고 세워주는 긍정적 관계 속에서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신비적 체험이 교회의 권력에 의해서 억압되기도 했고, 또 때로는 새로운 체험이 기존의 전통을 공격하여 교회 내에 무질서와 혼란을 양산하기도 했다. 특히 계몽주의 이후의 기독교는 신비주의를 비이성적 종교현상으로 간주하고 정통적인 교회의 예배와 성도들의 믿음의 실천에서 배척하는 경향을 보였다.4) 그런 가운데서도, 교회사에서 발생한 다양한 기독교 갱신 운동들은 성령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신비한 영적 체험들을 통해서 전통에 기록되고 보존된 신학적 지식 이면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실체에 대한 살아 있는 신비적 체험의 필요성을 새롭게 강조하곤 했다. 사실 부활한 예수는 성령을 통하여 성도들의 모임 안에 그리고 성도들 개인 안에 거하면서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대변하기에, 예수 그리스도와의 살아 있는 지속적 관계의 표현인 성도의 영성은 본질적으로 신비적 경향성을 띌 수밖에 없다.

교회의 정체성의 근원이 되는 예수와 바울을 비롯한 많은 신약의 저자들에게 성령을 통해서 경험되는 여러 가지 신비적 체험들은 부인할 수 없는 일반적인 현상이었다.5) 그리고 그들이 전한 복음을 접한 사람들도 그들과 동일한 신비적 체험들을 종종 경험하곤 했다. 그러나 고린도 교회의 경우처럼 때로 신비적 체험들은 그 체험 자체에 대한 과도한 몰입으로 인하여 공동체에 무질서와 혼란을 가져왔기에, 바울을 포함한 신약의 저자들은 신비적 체험들 그 자체보다도 그 체험을 가능하게 한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의미를 신학적인 형태로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신비적 체험들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배척하지는 않았지만, 복음의 메시지를 더 강조하기 위하여 신비적 체험들의 의미를 상대화시키는 경향을 보였다(비교. 고후 12:1-10). 왜냐하면 그들에게 신비적 체험들은 그 자체가 성도의 영성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연합을 통한 성도의 전인적인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구원 사건의 한 부분을 구성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전한 복음을 통해서 탄생한 교회는 그 복음의 시작에 동반하여 복음의 메시지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기능을 한 신비적 체험들의 의미를 무조건적으로 부정할 순 없었다(비교. 갈 3:1-5; 살전 1:5). 후대의 교회들도, 비록 예수와 바울이 경험한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과 신비한 연합의 체험들을 그들과 동일하게 경험할 순 없었다 할지라도, 여전히 자신들의 전통으로 소유한 성경이 가리키는 하나님에 대한 살아 있는 지식과 신비한 영적 연합의 경험을 여전히 필요로 했다. 사실 기독교 신학은 그 기원이 예수와 사도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임재와 특별한 지식에 대한 신비적 체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6) 제자들은 부활한 예수를 만나고 그가 보낸 성령을 경험한 후에라야 비로소 하나님의 종말론적 새 백성 공동체로 세워지고 기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행 2). 그러므로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편향된 현대 교회들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들 중 하나는 교회의 전통과 성경에 근거한 신학과 그 신학의 탄생에 영향을 끼친 신비주의 영성 간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다.7)

2.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의 긍정적인 관계 설정을 위한 두 가지 고려사항

교회의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의 관계는 (1) 하나님에 관한 특별한 지식과 (2) 하나님과의 존재론적 연합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하나님에 관한 특별한 지식에 관하여 어떤 이들은 직접적이고 강렬한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에 관한 특별한 비밀에 대해서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다양한 일들에 관한 예언적인 지식을 방언과 꿈 그리고 환상 등의 현상을 통해서 소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사도행전을 비롯한 여러 신약의 책들에서 이러한 신비적 체험들이 빈번하게 성도들의 삶의 일부를 구성했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성경에 기록되어 교회의 전통으로 우리에게 전승되었고, 지금도 성도들의 경험에서 반복될 수 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바울은 하나님에 관한 최고의 지식은 이 땅에 역사적으로 등장한 예수를 통하여 계시되었기에, 자신이 경험한 수많은 환상과 계시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자신이 획득할 수 있는 하나님에 관한 최고의 계시라고 가르친다(빌 3:4-10; 고전 2:7; 4:1). 또한 바울은 자신이 방언과 환상과 신비한 체험들을 다른 모든 이들보다도 더 풍성하게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말을 통해서 전파된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하나님의 비밀의 으뜸이라고 칭한다(고전 1:18-25). 자신들이 경험한 놀라운 환상과 계시를 근거로 자신들의 권위를 내세우고자 하는 자칭 슈퍼 사도들에게 반박하면서(고후 10-11), 바울은 자신이 경험한 삼층천으로의 여행이 아니라 자신의 약함을 통해서 계시되고 체험되는 그리스도의 능력에 대해서 자랑한다(고후 12:1-10).8)

그러나 현대의 교회들은 바울이 직면한 고린도 교회의 대적들과는 반대로 차가운 지성주의와 회의주의라는 ‘대적’을 직면하고 있다. 여기서 현대의 교회들은 영적인 체험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발을 통하여 차가운 교리주의자들을 재생산해내는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신 교회들은 바울의 신학적 논리와 이해의 토대가 된 부활한 예수를 만난 경험과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다양한 계시와 영적 체험들의 가치에 대해서 새롭게 주목해야 한다.9) 물론 이 과정에서 우리는 바울을 포함한 신약의 저자들이 불완전한 현재와 완전한 미래 간의 종말론적 긴장으로 인하여 성도의 영적인 체험의 정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현재는 완전한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마치 거울을 보듯이 완전함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겹쳐진 시기’(overlap-age)이기 때문이다(비교. 고전 13:12).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의 시작에 동반하고 성서에 기록된 하나님에 관한 특별한 지식을 얻는 신비적 체험들에 대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 놓는 동시에, 자신들의 체험이 가지고 있는 종말론적 한계에 대한 겸손한 인정과 더불어 성서와 전통으로 보존된 하나님에 관한 지식의 의미를 더욱더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한다.

두 번째, 하나님과의 존재론적 연합에 관하여 어떤 이들은 신비한 의식이나 수행, 기도, 방언, 혹은 환상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긴밀한 연합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험을 위하여 그들은 자신들을 세상과 연관된 일상적인 의무나 책임들로부터 완전히 격리시키고, 그럼으로써 세상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자신들이 거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하여 다른 이들은 성경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을 근거로 성도와 하나님과의 연합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중재자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그 연합은 이 세상을 초월함으로써 경험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성도의 삶에서 발생하는 성육신적인 연합임을 강조한다.10) 그리고 하나님과의 신비한 연합은 한순간의 놀라운 이벤트성 사건이 아니라, 성도의 전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성도와 하나님 간의 영구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가리킨다고 말한다.11) 사실 성도와 하나님과의 존재론적 연합은 창조주와 피조물 간에 존재하는 존재론적 간극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존재론적 간극은 예수의 재림의 때에라야 완전하게 극복될 수 있는 미래적 현상이라고 바울은 가르친다(참조. 고전 13:9-12).

결국,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에 존재해야 할 긍정적이고도 생산적인 관계는 이 땅에 내려와 하나님을 계시한 예수의 정체와 사역, 그리고 부활한 예수의 이 땅에서의 임재를 의미하는 성령의 정체와 사역에 대한 이해에 직접적으로 의존한다. 그리고 예수와 성령에 대한 성도들의 체험과 이해는 성서에 담겨 있는 과거 교회의 창시자들의 경험과 이해와의 긴밀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문제는 성서 안에 담긴 과거의 체험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성서의 빛 아래서 현재의 체험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의 문제들과 연관이 깊다.12) 다시 말하면, 기독교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 간의 관계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영적인 체험을 시작으로 형성된 성서의 신학체계의 빛 아래서 현재 성도들이 경험하고 있는 영적인 체험들을 설명하고, 동시에 성도들의 현재의 영적인 체험을 통해서 성서의 본문들의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해보는 해석학적 순환의 문제를 안고 있다. 신학과 신비적 체험들 간의 건전한 관계 속에서 성도는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체험과 지식을 근거로 한 살아 있는 영성을 추구하고, 그 살아 있는 영성을 통하여 자신들이 믿는 성서의 내용을 새롭게 이해하며, 그렇게 새로워진 성서 이해를 근거로 자신들의 영성을 건전하게 재조명해 보아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 신비한 영적 체험들에 닫혀 있지 않는 성도의 영성은 차가운 이성주의와 회의주의로부터 교회를 지켜줄 것이고, 성경을 근거로 자신들의 영적인 체험을 비판적으로 조사해보는 이성적인 작업은 성도 개인의 영적 체험을 절대화시키는 극단적인 주관화의 위험으로부터 교회를 지켜줄 것이다.


III. 바울과 선지자들, 그리고 머카바 신비주의(Merkabah Mysticism)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과 하나님과의 신비한 연합에 대한 관심은 예수와 신약성서 저자들에 앞서 구약의 선지자들에게서 먼저 발견된다. 선지자들의 전통을 보면, 선지자들은 종종 하늘에 속한 감추어진 신비한 영역에 직접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13) 선지자들은 천사들의 도움을 통해서 거룩한 자들의 회의(시 89:8), 혹은 신적인 공회(시 82:1)에 참여하여, 거기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에 관한 특별한 지식을 소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14) 예를 들면, 예레미야 선지자는 환상 중에 주의 공회(the council of the Lord)에 참여하여, 그곳에서 하나님을 보고 그의 말씀을 듣게 되는 자신의 체험에 대해서 언급한다(렘 23:18). 특별히 선지자들이 획득하는 지식의 내용을 살펴보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하나님의 심판과 하나님의 메시아의 등장과 함께 이루어질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이는 선지자들의 역할이 하나님의 공회의 일원으로서 하늘의 은밀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참여하여 현재와 미래에 대한 비밀한 지식을 얻고, 특별히 이스라엘을 향하여 선포되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의 대언자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레미야처럼 직접적으로 하나님의 계획에 관한 감추어진 지식을 획득하는 것과는 달리, 꿈과 환상을 통해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신비한 지식을 획득하는 경우도 있다.15)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선지자 다니엘은 탁월한 지식과 학문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꿈과 환상을 해석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았다고 전해진다(단 1:17). 다니엘이 죽음의 위협을 극복하고 바벨론의 총리로 세워지는 사건은 그가 느부갓네살 왕이 꾼 꿈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이다.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왕이 꾼 꿈의 내용과 의미는 인간이 아니라 신적인 영역에 속한 자들만이 알 수 있다고 말한 후, 그것들을 자신에게 계시해준 분은 하나님이라고 고백한다(단 2:11, 22).16)

그러나 구약의 선지자들에게 가장 특별하고 신비한 체험은 하나님의 본질에 대한 지식이나 미래에 이루어질 일들에 관한 새로운 정보보다도, 보좌에 앉아 계신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외모를 대면하는 환상에서 발견된다.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환상에 대한 유대인들의 신비한 전통은 후에 머카바 신비주의(Merkabah mysticism)라고 불린다.17) 보좌에 앉은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환상은 가장 먼저 에스겔서 1장에서 발견된다. 에스겔은 환상 중에 하나님의 보좌와 그 보좌를 둘러싼 천사들의 존재에 대해서 목격한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보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한 시각적인 묘사를 제공하던 중, 보좌 위에 앉은 하나님의 영광이 인간의 모습과 유사하게 계시되는 것을 목격한다. 어떤 인간도 직접 마주본 후에 살아날 수 없는 치명적인 하나님의 신적인 본질을 품은 하나님의 외모가 인간의 눈에 영광으로 인식된 것이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영광이 앉은 보좌로부터 흘러나오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통해서 선지자로서의 소명을 받게 된다. 에스겔의 환상 중에 하늘로 여행하는 경험을 주도하는 분은 하나님의 영이고, 때로 선지자의 영으로 불리는 하나님의 영이 주는 영감을 통해서 에스겔은 이스라엘에게 전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된다.18) 보좌 위에 위치한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선지자로서의 사명을 부여받은 에스겔의 경험과 유사한 경험을 이사야 선지자도 체험한다(사 6). 그리고 다니엘이 본 인자의 환상은 하나님의 영광이 독립된 인격체로 존재하면서 하나님과 밀접한 거리에서 그의 심판과 구원을 대행하는 신적인 메시아로 계시되는 것을 담고 있다(단 7:13-14).19)

선지자들의 환상 체험은 지극히 신적인 장엄함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의 분위기 속에서 발생한다. 그들은 환상 중에 하나님의 보좌로 올라가는 체험을 하고, 보좌 주위를 둘러싼 하나님의 왕궁의 구조와 천사들을 목격하며, 그들과 함께 하나님을 경배한다. 선지자들은 종종 해석의 천사들로부터 그들이 보는 환상들에 대한 해석을 듣거나, 앞으로 일어날 종말론적인 일들에 대한 지식을 획득하게 된다. 또한 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오는 음성들을 듣기도 한다.20) 그들이 음성으로 듣는 하나님의 말씀은 선지자로 부르는 소명의 명령을 담고 있거나,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심판과 구원 혹은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선지자들이 경험한 놀라운 환상과 말씀에 반하여, 선지자들은 하나님과의 친밀하고 신비적인 연합 대신에 범접할 수 없는 하나님의 신성과 권위로 말미암는 극복할 수 없는 거리를 경험한다. 하나님의 영광을 본 에스겔은 하나님의 신적인 권위 앞에서 자신의 육체가 무너지며 혼절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겔 1:28). 구약의 선지자들은 신비한 영적 체험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신비한 지식을 취득하게 되었으나, 하나님과의 친밀한 연합 대신 극복할 수 없는 창조주와 피조물 간의 간극을 필연적으로 경험해야만 했다.

신약의 등장인물들 중 예수를 제외하고 신비적 체험에 대해서 가장 자주 언급하는 이는 바울과 그의 제자 누가이다.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 속에 나타난 이가 부활하신 예수임을 선포하고, 예레미야처럼 그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도 선지자적인 사도로 부름받았다고 고백한다(고전 9:1; 갈 1). 또한 바울은 자신도 다른 선지자들과 사도들처럼 많은 환상과 계시들을 경험했음을 알려준다(고후 12). 그러나 선지자들과 달리 바울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자신은 부활한 예수와의 완전한 연합을 통하여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하나님과의 완전한 연합에 이르게 된다고 가르친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로서의 소명을 이방인들을 향한 선지자로서의 사명으로 간주함으로써, 자신의 이방인 사역을 선지자들의 전통 속에서 이해한다(갈 1:13-16). 그러나 다른 모든 선지자들이 창조주 하나님과의 만남에서 뛰어넘을 수 없는 다름(otherness)과 극복할 수 없는 간극을 경험한 반면에, 바울은 이 땅에 역사적인 인물로 계시되고 성령을 통해서 성도들 안에 거하는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신비한 연합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친다. 이 사실은 그의 서신서들 전반에 걸쳐서 등장하는 “예수 안에서”(evn/ Cristw/|)라는 표현이 그의 신학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21)


IV.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Mystical Spirituality)

신약성서를 통해서 볼 때, 꿈과 환상 그리고 계시들을 통해서 하나님에 관한 비밀을 접하거나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게 되는 신비적 체험은 사도들의 시대에 빈번히 발생하던 현상으로 보인다. 비록 역사성의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지만, 누가는 교회의 탄생에 임한 성령의 놀라운 강림 이후로 이러한 체험들이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한다(행 7:55-60; 10:9-16; 16:1-10).22) 사도행전에서 성령은 꿈과 환상들과 계시들을 통해서 제자들로 하여금 유대인들이 세워 놓은 인종적 경계를 뛰어넘어 이방 땅으로 복음을 전하도록 유도한다.23) 누가는 바울이 경험한 부활한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세 번에 걸쳐서 자세히 묘사하고, 그 결과로 그가 어떻게 이방인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행 9, 22, 26; 비교. 갈 1:10-17).24) 바울은 마케도니아 인에 대한 환상을 통해서 유럽으로 복음을 전하러 가고(행 16:6-10), 부활한 예수는 환상 중에 바울에게 나타나 고린도에 그의 백성들이 많이 존재한다고 계시해줌으로써 고린도에서 사역하고 있는 바울을 격려해준다(행 18:10). 바울은 에베소의 장로들에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고난들에 대해서 성령께서 직접 자신에게 계시해주고 있다고 증거한다(행 20:23). 그리고 부활한 예수는 예루살렘에서 다시 바울에게 환상 중에 나타나 그가 로마로 가서 복음을 전할 것에 대해서 알려준다(행 23:11). 바울을 태운 배가 로마로 압송되어 가던 중 풍랑을 만나자, 주의 천사가 바울에게 나타나 바울과 그와 함께 동행하는 모든 이들을 하나님께서 안전하게 지켜주실 것이라고 말한다(행 27:23-24). 이처럼 누가의 기록에서 바울은 꿈이나 환상과 같은 체험들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신비주의자로 묘사된다.

물론 바울에 관한 누가의 증거는 이차적인 증거이므로 바울 자신의 이야기와 비교하면서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25) 바울은 성령의 다양한 은사들에 대한 자신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고린도전서 12-14장에서 방언과 예언의 바른 사용에 대해서 경고한다. 바울은 이곳에서 은사들을 사용함에 있어서 성도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들에 대해서 경고하지만, 이러한 은사들이 성도의 삶에서 자연스런 것임을 부정하진 않는다. 바울은 자신도 이러한 은사들의 경험에 있어서 다른 제자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음을 강조한다(고전 14:18). 누가가 기록하고 있는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 바울은 자신의 서신서에서 세 번에 걸쳐서 언급하고 있다. 고린도전서 9:1에서 바울은 자신이 부활한 예수를 만나 사도로 세워졌음을 고린도 교인들에게 변론적으로 선포한다. 고린도전서 15:8-10에서 바울은 12제자들과 다른 500여 형제자매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부활한 예수를 목격하였음을 강력하게 주장한다.26) 마지막으로, 갈라디아서 1:11-17에서 바울은 자신이 이방인들에게 전한 복음은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계시로 받은 가르침에 근거한 참된 하나님의 복음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바울의 신비적 체험에 대한 가장 생생한 묘사는 고린도후서 12:1-10에서 발견된다. 이 본문에서 바울은 자신이 경험한 환상과 계시를 마치 타인의 경험인 것처럼 에둘러 묘사한다. 바울은 자신이 삼층천 즉 천국으로 들려갔음에 대해서 언급하고, 그곳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 그리고 말로 표현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들었다고 고백한다(고후 12:4). 바울은 이 경험이 다른 모든 사람들의 경험보다도 더 자랑할 만한 그런 놀라운 종류의 신비한 체험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이 경험한 신비적 체험이 자신에 대한 사도로서의 평가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음을 강조한다.27) 신비적 체험은 자신의 깊은 영성을 통해서 성취한 개인적인 업적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의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그래서 자신의 사도적 업적과는 전혀 무관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바울은 자신이 감당할 자격이 없는 신비적 체험의 무게 때문에 자신이 교만해지지 않도록 육체의 가시가 자신에게 허락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바울은 육체의 가시로 말미암는 자신의 약함으로 인하여 자신 안에 거하는 그리스도의 능력의 강함에 대해서 깨닫게 되고, 자신이 약할 바로 그때에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인해서 진정으로 강한 자가 될 수 있음에 대해서 감사한다. 바울은 신비한 체험이 주는 강력한 현상들보다도, 자신의 연약한 육체를 통해서 완성되는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의 역사에 더 매료된다. 그리고 바울은 그리스도의 능력과 자신의 약함을 비교함으로써, 그리고 삼층천의 환상과 육체의 가시를 대조함으로써, 과거의 선지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땅에 사는 자신과 하나님 간에 존재하는 극복할 수 없는 존재론적 간극을 겸허하게 인정한다.28)

이 본문에서 바울이 자신의 천국으로의 여행과 특별한 계시의 경험에 대해서 언급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신비적 체험을 근거로 스스로를 높이고 자랑하는 고린도 교회를 찾아온 거짓 사도들에 대해서 경고하고자 함이다.29) 바울은 자신이 경험한 신비체험을 자랑하는 대신에 자신의 약함에 대해서 자랑함으로써 거짓 사도들의 자랑을 헛된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울은 신비한 체험 그 자체를 잘못된 것으로 부정하지도 않고 있고, 동시에 아주 특별한 경험으로 자랑하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울은 자신과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이러한 신비적 체험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부정하지 않는 대신에 특별히 자랑할 이유도 없다고 말함으로써 그 가치를 상대화시키고 있다.30) 바울은 자신의 신비체험의 가치는 약한 중에 경험한 그리스도의 능력과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지혜와 결코 비교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고후 12:8-10; 비교. 고전 1:18-25). 바울에게는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미래의 일들에 대한 특별한 지혜나 천사의 방언이나 천국의 환상이나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비밀한 계시들의 가치를 초월하는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빌 3:8-11).


V.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의 특징들

바울은 신비한 영적 체험들을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비밀들에 대해서 깨닫게 되고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하나님과의 연합을 추구하는 신비주의자였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위의 분석을 근거로 부정적으로보다는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31) 그러나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에는 일반적인 신비주의 영성과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들이 발견된다. 그 특징들은 대략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다: (1) 지성적, (2) “그리스도 안에서”, (3) 성령 중심적 및 종말론적, (4) 전인적 및 전생애적, 그리고 (5) 개인적이기보다는 공동체 중심적.

1. 지성적

첫 번째, 교회사에서 신학과 신비주의 영성이 이성과 체험 간의 괴리를 통해서 오랫동안 갈등을 겪었던 것에 반하여, 바울은 신비한 체험이나 계시에 마음이 열려 있는 동시에 지극히 이성적이고 지성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사람이다.32) 이 사실은 지난 2,000여 년 동안 바울의 서신서들이 수많은 성서학자들의 학문적 연구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잘 보인다. 바울은 자신이 다른 어떤 이들보다도 더 방언을 잘 말하는 자임을 겸손하게 시인한다. 그러나 바울은 교회에서 다른 이들을 지도할 때 알아들을 수 없는 만 단어의 방언보다도 마음으로 깨달은 다섯 단어의 말을 하겠다고 고백한다(고전 14:19). 그리고 바울은 미래에 있을 성도의 부활에 관한 비밀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모든 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인간의 언어를 통해서 그 비밀을 전달하고자 한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비밀(musth,rion)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 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되리니”(고전 15:51). 바울은 방언과 환상과 예언을 통해서 영적인 비밀들을 풍성하게 경험하는 성도들도 정작 복음의 진리에 대한 생각과 사고에 있어서는 어린아이들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전 14:20). 바울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많은 영적인 은사들과 계시를 체험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은 딱딱한 말씀을 소화할 수 없는 영적인 유아들에 불과했다(고전 3:1-4). 왜냐하면 신비한 체험을 통해서 하나님에 관한 비밀을 추구하던 고린도 교인들이 정작 하나님의 최고의 지혜와 능력이 담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는 무지함을 보였기 때문이다(고전 1:18-25). 고린도전서 2:8-9에서 바울은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사람들이 “눈으로 보지 못했고 귀로도 듣지 못했으며 마음으로도 생각해보지 못한” 비밀스럽게 감추어진 하나님의 최고의 지혜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십자가의 지혜는 오직 성령이 사람들에게 계시함을 통해서만 깨달아질 수 있는 하나님의 지혜 중의 지혜이다(고전 2:10). 그리고 바울은 자신이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의 지혜와 다른 다양한 영적인 깨달음을 소유하게 된 것은 자신의 선생이 되어 자신을 가르쳐준 성령을 통해서라고 고백한다(evn didaktoi/j pneu,matoj, 고전 2:13).33) 여기서 바울은 신령한 체험과 계시의 주체가 되는 성령과 자신의 관계를 비이성적이고 추상적인 감정이나 느낌에 근거한 ‘신비적’ 관계가 아니라, 가르침과 배움의 이성적인 작업에 근거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제시한다.

그러므로 바울에게 있어서 신령한 사람은 영적인 은사와 체험만이 풍부한 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담긴 하나님의 지혜의 깊이를 성령을 통해서 깨닫고 이해한 자이다(고전 3:1-2). 그러나 바울이 이처럼 하나님의 지혜가 담긴 복음의 말씀에 대한 이성적인 이해와 깨달음을 고린도 교인들에게 강조하는 이유는 그가 신비적 체험에 근거한 성도의 영성의 가치를 무시하기 때문이 아니다. 바울에게 신비한 영적 체험과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에 대한 이해는 둘 다 성령으로 말미암는 은혜의 선물들이다. 바울은 영적인 체험이 결여된 채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율법주의 신학이 자신을 바리새주의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 교회를 핍박한 것에 대한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갈 1:13-14; 고전 15:8-10; 고후 3:1-18). 단지 바울은 영적인 체험이 그 자체로 성도의 영성의 목적이 되는 것을 경고하고, 하나님의 복음의 진리에 이르는 과정에서 활력과 생기를 주는 도구로 기능해야 함을 강조하기 원한다. 바울에게 신비주의적 영성과 말씀에 대한 이성적 이해는 상호 구분되어 특정한 하나를 선호해야만 하는 별개의 체험이 아니라, 성도의 경험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 존재해야 하는, 그리고 동시에 경험되어야 하는 동일한 성령의 역사의 결과물이다.

2.“그리스도 안에서”

두 번째,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을 다른 신비주의자들의 영성과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은 아마도 그가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에 두는 심각한 강조일 것이다.34) 신적인 존재와의 직접적인 연합을 추구하는 다른 신비주의자들과 달리, 그리고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직접적으로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머물고자 했던 구약의 선지자들과 달리, 바울은 하나님과의 신비적 연합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함을 통해서 경험하고자 한다. 바울이 경험한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연합은 갈라디아서 2:20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이 본문을 통해서 바울은 자신이 그리스도와 개인적이고 친밀한 연합의 관계에 있음과, 그리스도께서 신비한 방식으로 자신과 함께 살면서 자신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존재론적 중심이 되었음을 알려준다.35) 바울이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살아나는 영적인 연합의 사건을 처음 경험한 것은 자신의 회심의 사건에서이다(롬 6:1-6). 이 연합의 결과로 바울은 이제 자신 안에 거하는 그리스도와 그를 향한 믿음이 자신의 새로운 삶의 유일한 동기요 원칙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따라서 바울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비밀에 관한 지식은 십자가에 달려 죽은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통해서 발견된다. 바울에겐 이 땅에 나타난 그리스도가 오랫동안 감춰졌으나 이제는 분명하게 계시된 하나님의 최고의 비밀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크리스천으로서의 바울의 정체성의 기원과 의미, 현재의 책임과 사명, 그리고 미래를 포함한 그의 생애의 모든 영역들이 다 예수를 통해서 규정된다고 하는 그의 신앙의 가장 핵심적인 표현이 된다.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바울 신학 전체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해석학적 열쇠가 되는 동시에, 하나님에 대한 그의 영성의 가장 중요한 토대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을 한마디로 요약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신비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36)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의 첫 번째 요소인 헬라어 전치사 evn은 그 가장 기본적인 의미가 영역(realm/location)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성도의 정체와 신앙 활동이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려준다. 과거 성도들은 육체 안에 거하며 육체가 규정하는 불완전한 영역에 속했고(evn th/| sarki,, 롬 7:5; 8:8-9), 죄와 사망이 왕 노릇 하는 아담의 영역에 속했었다(롬 5:12-21; 고전 15:22). 그러나 이제는 예수에게 속하여 예수가 규정하는 삶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되었음으로(eivj Cristo.n VIhsou/n, 롬 6:3), 예수 그리스도가 그들의 새로운 삶의 환경을 구성하는 존재 영역이 되었다.37)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이런 가장 기본적인 의미 외에도 성도의 정체와 신앙 활동의 모든 영역들이 다 그리스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는 질적 기능론적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38) 예를 들면, 바울에게 성도의 새로운 정체성은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고(롬 6:11), 성도의 자랑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 존재하며(고전 1:31; 고후 10:17), 그가 모든 고난을 감내하면서 복음 사역에 전념하는 이유는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고자 함이고(빌 3:7-9), 성도들이 서로를 용납하는 올바른 방식도 그리스도 안에서이다(롬 16:2).39)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다소 주관적인 경험의 측면에서 볼 때, 성도 개인과 그리스도 간에 존재하는 개인적이고도 친밀한 연합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바울은 로마서 6:11에서 성도들은 자신들을 죄에 대해서는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에 대해서는 살아난 자들로 간주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다시 태어난 자들이기 때문이다(고후 5:17). 성도들의 새로운 피조물로의 탄생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하여 그와 함께 죄에 대해서 죽고, 그와 함께 부활을 경험함으로써 발생한다(롬 6:4-6). 이 연합의 비밀을 실체화하는 동시에 상징하는 의식은 예수와 합하여 받는 세례이다.

바울이 하나님에 대한 모든 비밀의 최정점을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서 찾고, 하나님과의 연합의 신비를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서 경험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모든 구원의 계획과 실행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되었고 또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40) 이런 측면에서,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바울에게 구원자이신 하나님의 임재와 그의 구원이 발견되는 영역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성도가 의롭다고 칭함을 받게 되는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구속을 통하여서이고(롬 3:24), 성도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생이며(롬 6:23), 성도들이 죄와 사망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된 것은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을 통해서이고(롬 8:2), 성도들이 사망과 죽음과 과거와 미래의 일들로부터 보호를 받는 것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다(롬 8:39).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은 세상을 자신과 화목하게 하였으며(롬 5:19), 아브라함의 축복이 이방인들에게 흘러가게 하였고(갈 3:14), 모든 자들을 죽음으로부터 다시 살릴 것이다(고전 15:22). 따라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 안에 거하게 된 성도들은 하나님과의 개인적이고도 신비한 연합에 동참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계획하고 성취한 구원의 새로운 실체에 존재론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바울 신학 전체를 지탱하면서 그의 기독론적 신앙을 한마디로 요약해주는 표현인 동시에, 그의 신비주의 영성을 가장 결정적으로 규정하는 핵심 표현이다.

3. 성령 중심적 및 종말론적

바울에게 있어서 부활한 예수를 만나고 믿으며 그와 연합하는 경험은 성령을 통해서 온다(고전 6:17; 15:45; 고후 3:17). 성령의 가장 중요한 사역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해서 증거하고, 부활한 예수와의 살아 있는 관계를 성도들의 경험에서 실체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전 12:3).41) 우리는 바울에게 있어서 그리스도 중심적 신비주의와 내주하는 성령의 체험은 성도들의 경험에서 동전의 양면처럼 동일한 사건임을 로마서 8:9-10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이 본문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 안에는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이 거하고, 성도들의 경험에서 내주하는 성령은 그리스도의 내주함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가르친다.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임재와 그와의 연합이 내주하는 성령을 통해서 경험되므로, 성령 안에서라는 표현은 본질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과 동일한 신비적 영성을 표현한다.42)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이 성도들과 그리스도 간에 존재하는 살아 있는 대화와 생동감 있는 관계를 의미하듯이, 성령 안에서라는 표현도 성도들이 성령과 함께 경험하는 친밀한 관계를 의미한다. 나아가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에서 내주하는 성령의 역동적인 사역에 대한 경험은 하나님의 지혜인 그리스도에 관한 비밀을 이해하게 되는 경험과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하여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발견되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바울에게 성령의 사역은 육체 안에서, 그리고 아담 안에서 거하던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으로 이동하며 획득한 그들의 새로운 지위와 신분에 대한 증거와 더불어, 그리스도 안에서 경험되는 하나님과의 연합과 구원에의 참여를 그 주 내용으로 한다.43)

성령은 먼저 그리스도를 통해서 완성된 하나님의 구원의 사역을 성도들의 경험에서 효과적으로 실행시키고, 하나님의 사랑을 그들의 마음에 부어줌으로써 그들이 하나님의 선택된 자녀들이 되었음을 증거한다(롬 5:5; 8:15-16). 성령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선물로 주어져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었다는 새로운 정체성을 소유하게 하고,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해준다(갈 4:4-6). 또한 성령은 육체 안에 거하던 성도들이 이룰 수 없었던 율법의 요구들을 만족시켜 믿음으로 의롭다고 선포된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서 본질적으로 의로운 자가 되게 해준다(롬 8:3-4). 성령은 생명의 법으로써 아담에게 속한 자들이 극복할 수 없었던 죄와 사망의 법을 극복하고,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생명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과거 육체 안에 거한 존재로서의 아담의 자손들이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없었던 것에 반하여, 성령 안에 거하게 된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형상을 따른 변화와 그의 성품에의 참여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의로운 존재들이 된다.44) 그리고 예수의 부활을 담당했던 성령은 예수 안에 속한 성도들의 현재의 변화와 더불어 미래의 몸의 부활을 책임질 것이다(롬 8:10-11).45)

본질적으로 성령은 유대인 저자들이 종말의 때에 받을 것으로 기대한 하나님의 종말론적 선물을 의미하므로, 성령의 선물을 받은 성도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종말론적 시대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46) 누가가 기록한 오순절의 사건에서 베드로는 요엘서의 인용을 통하여 성령의 선물과 함께 종말론적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알려준다(행 2:16-21; 욜 2:28-29). 바울도 오순절의 전통과 연관되어 기억되는 가뭄에 폭우처럼 임한 성령의 비유를 자신의 서신서들에서 언급하면서, 새로운 종말론적 시대를 연 성령의 사역을 기억한다(비교. 롬 5:5; 고전 12:13). 그러나 성령이 주도하는 종말론적 시대는 그리스도의 주권이 인정되는 시기인 동시에, 그리스도와 같은 부활을 성도들이 경험하기까지 인내해야 할 시기이다. 여기서 성령은 부활을 포함한 종말론적 결론에 대한 보증금으로, 혹은 계약금으로 주어진 제한적인 선물로서의 특징을 지닌다(고후 5:5). 따라서 성령의 축복은 현재 성도들이 경험하는 종말론적 축복의 제한성과 미래에 경험할 축복의 완전성 간에 놓인 종말론적 긴장을 그 안에 내포하고 있다. 성령이 증거하는 종말론적 긴장은 성도들이 성령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경험하는 신비적 영성에도 종말론적 제한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현재 하나님에 대한 비밀을 깨닫는 일에 있어서 성도들은 종말론적 제한이 있음을 알아야 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경험하는 하나님과의 연합의 정도에도 다소의 제한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미와 아직 사이의 종말론적 긴장 가운데 놓인 성령 안에 거한 성도들의 영성은 하나님의 신비한 비밀과 연합을 오직 제한적으로만 경험할 수 있다. 삼층천에 올라간 바울에게는 그곳에서 경험한 것을 이 땅에서 누설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현재는 육체의 약함과 씨름하면서 고난받아야 함이 요구되었다(고후 12:1-4).47) 바울은 자신의 영성의 궁극적인 목표인 그리스도를 알고 그의 부활의 권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의 죽음과 고난에 참여해야 한다고 고백한다(빌 3:10-11). 이런 면에서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은 ‘고난의 신비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바울이 자신의 전생애에 걸쳐서 복음을 전하며 경험한 고난은 그에게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연합을 경험하게 해준 가장 결정적인 요소이다.48)

4. 전인적 및 전생애적

바울에게 있어서 성령 안에서 성도들이 경험하는 개인적이고도 친밀한 하나님과의 교제는 단순히 성도의 감정이나 느낌만을 자극하는 신비적 체험에만 제한되는 협소한 개념이 아니다. 성령 안에 속한다는 것은 성도의 삶 전체가 그와의 교제의 영역이 되어 성도의 전인적인 삶의 변화를 요구하는 역동적인 체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울은 성령 안에서 경험하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리스도의 성품을 성도들 안에서 창조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갈 5:13-26).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한 그리스도를 만난 바울은 그 만남의 사건을 단순히 환상적이고 신비한 영적 체험으로만 기억하지 않고, 자신의 신앙과 소명과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패러다임 전환의 경험으로 이해한다(갈 1:11-20; 2:19-20).49) 성도의 전인적인 변화를 위하여 성령은 하나님의 창조의 영으로서 성도들의 삶의 전 영역에 걸친 변화에 대한 동기를 제공하고,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역동적인 힘으로 기능한다. 성도에게 허락된 하나님의 구원은 성도의 의로움에 대한 한순간의 선포라기보다는, 그 의로움의 선포를 시작으로 성화를 거쳐 영화에 이르게 하는 전인적 전생애적 변화의 과정을 포함하는 종말론적 사건이다.50) 따라서 성령 안에서 경험하는 성도들의 영적 체험도 그들의 전인적 전생애적 변화의 과정에 속한 한 현상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은 단순히 성도의 감정과 같이 고립된 한 영역에서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특별한 체험이라기보다는, 성도의 실질적인 삶 전체에 걸친 다양한 신앙의 양상들 모두를 다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빌립보서 3:4-11에서 바울은 그의 신앙의 목적이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리스도를 안다는 것은 그에 관한 단순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그와 함께 살아 있는 연합의 교제를 한다는 것이고, 그 교제의 최종적인 목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와 같이 죽고 부활하여 그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이다(빌 3:10-11, 20-21). 바울은 이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그리스도 안에 속한 자신의 인생의 근본적인 목적이기에, 자신의 생애 전체가 이 목표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고백한다(빌 3:16). 이런 면에서 우리는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을 ‘전생애적 신비주의’ 영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51)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을 통해서 그리스도가 성도의 생애의 모든 영역들이 속한 새로운 존재 영역이 되었다고 선포한 것처럼, 성령 안에서라는 표현을 통해서 성도의 존재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우르는 모든 과정이 성령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음을 강조한다. 성도들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다소 주관적이고 강렬한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와 신비적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참조. 고후 12:2). 또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구원이 예수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 제시될 때 그것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 하나님의 선택과 구원에 대한 인식, 하나님과 맺게 된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자각과 계속되는 하나님의 뜻에의 순종, 그리고 삶을 통한 하나님과의 교제와 봉사 등의 체험들에서 내주하는 성령을 통해 부활한 그리스도의 신비한 사역을 경험하게 된다.52) 따라서 바울은 그리스도에게 속하여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모든 성도들은 다 육체를 따르지 말고, 이제 자신들 안에 거하는 성도들의 영성의 근원인 성령을 따라 걸으라고 말한다(갈 5:16-18, 25). 성령을 따라 걷고 성령을 따라 살라는 명령은 성도의 윤리적인 삶과 신비한 체험 둘 다가 동일한 성령의 사역임을 알려준다. 그러므로 바울에게 성도의 신비주의 영성은 특별하고 강력한 영적인 체험들을 경험하는 것과 함께, 혹은 그보다도 더 중요하게, 성도의 삶 전체의 변화를 통해서 경험된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성령을 따라 사는 삶이 성도의 삶의 일상에서 발견되는 성령의 열매들로 표현된다는 사실은 성도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이 성령에 의해서 규정될 때 그 삶이 곧 하나님과의 신비한 연합 속에 거하는 특별한 영적 체험이 됨을 알려준다.

5. 개인적이기보다는 공동체 중심적

바울에게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 혹은 ‘성령 안에 거한다’라는 표현은 성도 개인이 그리스도와 성령과, 그리고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과 가지게 된 개인적이고도 친밀한 연합의 교제를 의미한다. 그러나 동시에 성령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 개인이 경험하는 하나님과의 연합과 그에 대한 지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의 구성원으로서 성도들이 경험하는 공동체적 영성을 의미한다.53) 왜냐하면 성도 개인이 그리스도에게 속하여 그리스도 안에 거하게 될 때 그리스도와 성도 개인 간에 새로운 연합의 관계가 형성되는 동시에, 다른 모든 성도들과의 공동체적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고전 12:13; 갈 3:27-28). 바울은 성도와 그리스도 간에 형성되는 신비한 연합에 대한 묘사를(롬 6:3-8) 그리스도를 아담에 대한 종말론적 대응 인물(eschatological counterpart)로 제시한 후에 곧 바로 전개한다.54) 왜냐하면 성도가 중생하여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사건은 그리스도의 영역 안으로 이동하는 사건이고, 그 이 동과 동시에 성도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의 몸의 일부가 되어 그의 몸 된 공동체에 속하게 되기 때문이다(고전 12:12; 비교. 엡 2:11-22). 이제 성도들 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이라고 불리며, 그들이 하는 모든 행위들과 경험하 는 신비한 체험들은 다 다른 지체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동체적 현상이 된다(고전 12:14-27). 왜냐하면 바울에게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와 분리되 어 따로 존재하는 성도의 개인적인 삶은 원칙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 속하여 그리스도의 몸의 구성원들이 되는 사건은 부 활한 예수의 영인 성령에 의해서 주도된다고 가르친다. 성도들은 성령의 사역 으로 인하여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자신들의 주라고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게 되며(고전 12:3), 동일한 성령을 마심으로 모든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한 몸에 연합하는 세례를 받게 되고(고전 12:12-13),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를 섬기 기 위한 은사들을 동일한 성령으로부터 부여받게 된다. 그러므로 바울에게 방 언과 예언과 병 고침과 말씀 전함 등의 모든 은사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동체 전체를 세우는 것이다.55) 이 사실은 왜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성령의 은사들의 가치를 공동체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을 근거로 순위 매김 했 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공한다(비교. 고전 12-14). 그러므로 성령 안에서 그리 스도 안에 거하여 하나님과의 신비한 연합과 그의 비밀한 지식에 노출되는 성 도들의 체험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인 동시에, 공동체 전체에 영 향을 미치는 공동체적 경험이 된다. 바울이 생각하는 신비주의 영성은 비록 개 인적이고 주관적인 강력한 경험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본질상 지극히 공동 체적 현상이다.


VI. 나가는 말

우리는 위에서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을 그리스도 안에 속하여 그와의 개인적이고도 친밀한 관계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연합에 이르고, 하나님에 관한 비밀을 알아가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바울에게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지혜 중의 지혜요 비밀 중의 비밀이므로, 바울의 신비주의 영성의 핵심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러나 바울에게 부활한 그리스도와 연합하고 그를 체험하는 경험은 내주하는 성령과의 개인적이고도 친밀한 연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성령의 가장 중요한 사역은 성도들에게 성령의 은사들을 제공하고 환상과 비전들을 포함한 신비한 현상들을 제공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에 관한 지식을 제공하여 그를 믿어 자신들의 주로 받아들이고 그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성령이 부여하는 다양한 은사들과 체험들은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그에 대한 지식을 확증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바울에게 성령을 통하여 구원받은 성도가 성령 안에서 사는 삶은 그 자체가 부활한 예수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연합 속에 거하게 되는 신비한 체험이다. 하나님과의 신비한 연합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성령 안에서라는 표현을 통해서 잘 묘사되고, 성도의 구원과 예배와 봉사를 포함한 그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지속적이고도 영구적이며 전인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비밀인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와 믿음의 수긍은 종종 성령 안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영적인 체험들을 동반하고, 성령 안에서 경험하는 신비한 영적 체험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하여 하나님에 대한 살아 있는 지식에 이르게 한다. 그러므로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성령 안에서 행해지는 신학과 성령 안에서 경험되는 신비적 체험은 성도의 전인적인 삶으로 표현되는 영성 안에서 상보적인 관계로 공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8년도 호서대학교의 재원으로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20180346).

Notes
11) Ibid., 296-97.
16) 다니엘이 해석한 느부갓네살 왕의 꿈의 핵심은 하나님이 세우실 영원한 왕국에서 발견된다. 그 꿈에 따르면, 하나님은 금, 은, 동, 그리고 진흙으로 묘사되는 모든 인간의 왕국들을 멸망시키고 영원히 지속될 왕국을 미래에 세우실 것이다(단 2:44). 그리고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이 건설되는 때는 하나님께서 하늘로부터 오는 인자 같은 분에게 영광과 모든 세상의 권세를 부여하는 바로 그때이다(단 7:13-14). 흥미롭게도, 예수는 자신의 입으로 스스로를 종말의 심판관이신 인자라고 칭하고(비교. 막 8:27-38; 2:23-27), 초대교회는 이러한 예수의 고백을 자신들의 신앙의 핵심으로 받아들인다. 다시 말하면, 신약성서의 관점에서 볼 때, 다니엘이 경험한 미래에 발생할 하나님의 왕국과 메시아에 관한 신비한 지식은 예수를 통해서 이미 성취되었고, 그의 재림의 때에 완성될 것이다. 인자에 관한 다양한 논쟁을 담고 있는 학자들의 논문들을 위해서는 다음의 책을 참조하라. 참조. Larry W. Hurtado and Paul Owen, eds., ‘Who Is This Son of Man?’: The Latest Scholarship on a Puzzling Expression of the Historical Jesus (New York: T & T Clark, 2011).
20) 참조. Kristine J. Ruffatto, “Raguel as Interpreter of Moses’ Throne Vision: The Tran-scendent Identity of Raguel in the Exagoge of Ezekiel the Tragedian,” Journal for the Study of the Pseudepigrapha, Vol. 17, No. 2 (2008): 121-39; Edgar W. Conrad, “The End of Prophecy and the Appearance of Angels/Messengers in the Book of the Twelve,” Journal for the Study of the Old Testament, Vol. 22, No. 73 (1997): 65-79.
31) 바울의 신비주의에 대한 이전 학자들의 토론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Campbell, Paul and Union with Christ, 31-66.
35) Richard N. Longenecker, Galatians, W. B. C. 41 (Dallas: Word Books, 1990), 92-93; Luz, “Paul as Mystic,” 136. Hooker는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에서 그리스도와 성도들 간의 지위나 상태의 상호교환(interchange)에 대해서 강조한다. Hooker, “‘Who Died for Our Sins, and Was Raised for Our Acquittal,’” 67-69.
48) Ibid.,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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